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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책읽기/글쓰기 > 글쓰기
· ISBN : 9791155780091
· 쪽수 : 272쪽
· 출판일 : 2014-06-19
책 소개
목차
▶ 차례
들어가며 / 경고 007
Part 1 / 구조 짜기
생각과 조우하기 019
에메랄드 환영 028
멀리서 온 옛 친구 036
소설 안의 생명 051
산을 먹어 치워라 056
우리 함께 플롯을 짤까요? 02
그녀는 초콜릿을 좋아해 071
그런데 누가 내 말을 듣지? 083
작가의 쓸데없는 불안감 해소하기 090
Part 2: 읽기
순간 속으로의 일격 097
가깝고 친밀하게 104
우울증에 대한 회고 112
엘비스 프레슬리와 오프라 윈프리도 미시시피 출신이 아니었던가? 120
혼자서는 해낼 수 없다 132
길을 잃을 수도 있다 142
여행을 떠나고 싶다고? 148
이야기로 자신의 인생을 구하기 155
월요일은 휘발유처럼 불길이 타오르고 161
무엇이 당신을 무릎 꿇게 만드는가? 170
사물의 생명 174
진흙 속의 연꽃 181
Part 3: 당신의 야생마에 고삐를 죄라
묘지, 나이트클럽, 그리고 닳아빠진 구두 191
시각예술처럼 글쓰기 198
콜로라도 주의 그 작은 마을 208
깨달음을 원하는가 퓰리처 상을 원하는가? 213
진정한 넬 218
편집자와의 점심 222
접시를 닦아라 227
차 한잔 드세요 232
베토벤도 연습했다 235
두꺼운 빨간 책 240
느리게 걷기 243
나는 피곤하다 247
에필로그/ 글쓰기 피정 251
부록/ 내가 아끼는 책들 263
리뷰
책속에서
예술은 고통이라고? 하지만 사실이었다. 그런 경우를 수도 없이 봐 왔다. 작가들 중에는 그걸 깨달은 사람이 아무도 없었을까? 우리는 왜 멈추지 않았을까? 그들은 모두 글쓰기의 달콤함을 맛보았던 것이다. 세상에 흔적을 남기고자 하는 불꽃, 그 대가로 무엇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지 몰랐다. 그건 바로 혼란과 고립이었다.
(중략)
"안녕하세요, 저는 엔지니어입니다. 일 년에 4만 6천 달러를 버는데요, 글쓰기를 해서 그 정도를 벌려면 얼마나 연습을 해야 할까요?" "그냥 하던 일 계속 하세요." 나는 그에게 말했다. 만약 그 학생이 다시 와서 그런 소리를 하면 등골이 오싹해지도록 이렇게 꽥 하고 소리를 지르며 말할 것이다. "출세도 없어! 장담도 못해! 자격증도 없어! 보상도 없어!"
결국에는 모든 걸 버려야 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글쓰기를 그래서는 그렇게 해야만 한다. 당신은 아무 지표도 없는, 돌아오지 못한 이들의 해골만 가득한 길 위에 서 있다. 하지만 나는 그 여정을 떠났고, 다시 돌아오는 데 성공했다. 몇 번이고 떠났다가 다시 돌아왔다. 내가 당신의 안내인이 되어 주겠다.
경고도 했으니 이 말도 덧붙여야겠다. 자신의 근본을 알고 싶고, 자신이라는 지긋지긋한 노란색 우비를 벗고 죽음의 어두운 얼굴을 마주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 바로 지금, 되돌아갈 수 없는 절의 묵직한 대문이 끼익하고 열리는 소리가 들릴 것이다. 입장하라.
-'들어가며/경고' 중에서
"나탈리, 플롯은 일어나는 일이야. 어떤 여자가 차를 마시는 장면은 한 문장이면 족해. 플롯은 독자가 더 읽고 싶게끔 만드는 행동들의 연속이야. 독자를 유혹하는, 숲 속 미지의 세계로 더 깊이 유인하는 빵 조각 미끼 같은 거야." (중략) 나는 여기서 그녀의 말을 멈췄다. "있지, 케이트, 사실 우리 인생도 그래. 우리는 어딜 향해 나아간다고 착각하지. 하지만 실제로 우리 삶을 보면, 가게를 둘러보다가 갑자기 생각 속으로 들어가고, 그러다 갑자기 '목마르다.'라는 욕구가 생기잖아."
바로 그때, 종업원이 디저트 메뉴를 건넸다. 메뉴에 뭐가 쓰여 있었는지는 생각나지 않는다. 휘핑크림을 올린 풀, 삶은 보리, 견과류와 얇게 썬 초콜릿? 대체 누가 이 레스토랑을 추천했지?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며 코를 찡긋했다. 둘 다 디저트는 먹지 않았다.
-구조 짜기, '우리 함께 플롯을 짤까요?' 중에서
...눈물, 콧물을 다 쏟았다. 휴지도 없었고, 내가 대체 왜 이러는지 이해할 수도 없었다. 잭 캐루악의 글귀가 떠올랐다. "상실을 영원히 받아들여라."
내게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한 답은 그 외에는 없었다. 내 슬픔은 내가 모든 것을 다 움켜쥐고 있다는 데 있었다. 좋은 경험은 놓치고 싶지 않았고, 나쁜 경험은 다시는 일어나선 안 된다고 두려워하면서도 끌어안고 있었다. 그리고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경험들, 순간들, 모든 지나간 일들, 알게 모르게 움켜쥐고, 갈망하고, 씨름하던 모든 것들. 내가 사랑한 모든 것과 사랑하지 않은 모든 것들. 글쓰기가 나를 통해 움직인다는 사실과, 그 밖에 다른 것은 조금도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는 사실의 대비가 나를 무너뜨리고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사랑했던 많은 사람들은 모두 가고 없었다. 좋았던 나날들은 사라졌다. 그리고 내 안에 간직됐다.
(중략)
헤밍웨이는 이렇게 말했다. '왜가 아니라 무엇을'. 이것은 내 글쓰기 피정에서 일어났던 무엇이다. 왜? 설명할 수는 없지만, 오직 글만이 우리의 마음을 활짝 열어 개개인의 고통을 세상 만물 공통의 고통으로 만들어 준다. 모든 것에 집착하기 때문에 내가 울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나서는 더 펑펑 울었다. 모든 인간은 다 그랬다.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나는 인간이라면 느끼는 괴로움을 느꼈다.
-에필로그, ‘글쓰기 피정’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