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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에세이
· ISBN : 9791155813492
· 쪽수 : 304쪽
책 소개
목차
1. 고수와 보이지 않는 물고기
2. 외과 의사와 양복장이
3. 수감 생활
4. 감각 사용하기
5. 공간과 타인
6. 실수 바로잡기
7. 자기 자신 말고
8. 목소리 키우기
9. 임기응변 배우기
10. 방향 바꾸기
11. 전수하기
12. 고수가 중요한 이유
감사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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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고장 난 난방 장치를 수리한 나이 든 보일러공 이야기와 같다. 보일러공은 난방 장치를 수리하기 전, 고객에게 질문을 몇 개 던진다. 그리고 장치에 귀를 기울이다가 작업복에서 망치를 꺼내어 파이프 하나를 세게 친다. 그러자 난방 장치가 다시 작동한다. 이 모든 과정에 걸린 시간은 고작 몇 분이었는데, 그는 고객에게 80만 원을 청구한다. 화가 난 고객은 망치 한 번 쓴 일에 터무니없이 많은 돈을 달라고 한다며 보일러공에게 항목별로 금액을 청구해달라고 요구한다. 보일러공은 대답한다. “망치 사용값 8만 원. 어디를 두드려야 할지 아는 값 72만 원.”
팡히오는 세계 최고의 드라이버 중 한 명이다. 1950년 모나코에서 열린 경주 초반, 다중 충돌 사고가 났다. 팡히오는 선두 그룹에서 다른 차량보다 한 바퀴 앞서서 최고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 그의 바로 앞에서 사고가 났고, 방향을 틀 코너가 보이지 않았다. 치명적인 차량 충돌이 불가피해 보였다. 그러나 팡히오는 충돌한 차들을 향해 달려가는 대신 속도를 줄였다. 그의 차는 사고 차량에 닿기 직전에 정지했다. 나중에 사고에 대해 질문을 받자, 그는 경주를 준비하다가 1936년의 비슷한 사고 사진을 보았다고 설명했다. 팡히오는 감속 유도 곡선 구간을 빠져나와 사고가 난 구간을 향해 가다가 관중의 안색이 창백해진 사실을 눈치챘다. 관객은 팡히오가 다가오는 쪽이 아닌 다른 쪽을 보고 있어서, 그에게는 관중의 뒤통수가 보였다. 팡히오의 차보다 앞쪽에서 일어난 일이 관중의 관심을 끌고 있었다. 사고 사진이 기억난 팡히오는 브레이크를 세게 밟았고, 충돌 직전에 멈추었다.
모두 찰나의 순간에 일어난 일일 것이다. 드라이버 대부분이 엄청난 속도로 트랙을 달리는 데 모든 관심을 쏟는 그 짧은 순간에 팡히오는 문제가 있음을 알아채고, 정보를 처리하고, 이해하고, 조치했다. 이후 팡히오는 이 사건에 대해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내가 볼 때 운이 좋은 게 아니었다. 적응적 전문성을 발휘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