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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55814932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22-07-20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더 이상은 인간의 심장 안쪽을 혼자서 들여다보는 격렬한 모험을 하고 싶지 않았다. 내 이런 심정에 예외적인 대상이 딱 하나 있었으니, 바로 이 책의 제목이 말하는 개츠비 씨였다. 그는 내가 대놓고 경멸하는 모든 것을 상징하는 듯한 사람이었다. 인격이라는 것이 성공적인 제스처의 연속으로 이루어진다면, 그에게는 멋진 무언가가 있었다. 그것은 1만 6000킬로미터 바깥의 지진을 감지하는 정교한 기계에 연결된 듯한, 인생의 전망에 대한 예민한 감각이다. 이런 민감성은 ‘창조적 기질’이라고 미화되는 흐느적거리는 감수성과는 전혀 다르다. 그것은 내가 다른 누구에게서도 본 적 없는 희망에 대한 각별한 재능, 낭만적 민감성이었다. 결국 개츠비는 옳았다.
그러면 세상에 대한 내 느낌을 알 수 있을 거야. 아이가 태어난 지 한 시간도 안 됐는데 톰은 어디론가 사라졌어. 마취에서 깬 나는 버려졌다는 심정이 들었고, 간호사에게 아들인지 딸인지 물었지. 간호사가 딸이라고 하기에 고개를 돌리고 울다가 말했어. ‘좋아요. 딸이라서 좋네요. 아이가 바보로 자랐으면 좋겠어요. 그게 여자한테 최선이에요. 아름다운 바보가 되는 거요.’ 어쨌건 나는 지금 모든 게 끔찍해.
이웃집에서는 여름 내내 밤마다 음악 소리가 흘러나왔다. 개츠비의 파란 정원에는 수많은 남녀가 속삭임과 샴페인과 별들 사이로 부나방처럼 찾아왔다가 떠났다. 오후 만조 때가 되면 손님들은 뗏목 위에 세운 탑에서 다이빙을 하거나 집 앞 해변의 뜨거운 모래밭에서 일광욕을 했고, 그러는 동안 그의 모터보트 두 대는 롱아일랜드해협의 물을 가르며 폭포 같은 거품 위로 수상스키를 끌었다. 주말이면 그의 롤스로이스는 버스가 되어 오전 9시부터 자정을 한참 지날 때까지 뉴욕까지 오가며 사람들을 실어 날랐고, 그의 스테이션왜건은 모든 기차 시간에 맞추어 노란 딱정벌레처럼 바쁘게 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