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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75052062
· 쪽수 : 424쪽
· 출판일 : 2025-11-13
책 소개
목차
마지막 플래퍼들 7
젤리빈 9
낙타의 등 43
메이데이 87
도자기와 분홍색 169
환상들 187
리츠 호텔만큼 큰 다이아몬드 189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253
치프사이드의 타르퀸 295
오 루셋 마녀! 309
분류되지 않은 걸작들 359
행복의 앙금 361
미스터 이키 397
산골소녀 제미나 409
옮긴이의 말 418
책속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클라크와 짐의 우정은, 비록 느슨했지만 분명한 형태로 이어지고 있었다. 그날 오후, 클라크의 낡은 포드 자동차가 인도 위를 걷던 짐 옆에서 속도를 늦추더니, 아무 예고도 없이 그를 컨트리클럽 파티에 초대했다. 그런 충동이 일어난 이유는, 짐이 그 제안을 받아들인 이유만큼이나 설명하기 어려웠다. 짐에게 그것은 아마도 무의식적인 권태, 그리고 약간 두려운 모험심이 섞인 감정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짐은 그 일을 곰곰이 되씹고 있었다. 그는 인도 위의 돌 블록에 긴 다리를 올려놓고, 발끝으로 돌을 두드리며 낮고 쉰 목소리로 노래를 흥얼거렸다. 돌은 그 리듬에 맞춰 위아래로 흔들렸다. “젤리빈 마을엔 진이라는 여왕이 살지. 그녀는 젤리빈의 여왕. 주사위를 사랑하고, 늘 곱게 다뤄주지. 그녀를 거칠게 대할 주사위는 없을걸.” 노래를 멈춘 그는 인도를 들썩이며 발로 돌을 차올렸다. “빌어먹을.” 그가 중얼거렸다. 그곳엔 다 모여 있을 것이다. 그 옛 무리들, 오래전에 팔려나간 하얀 집과, 그 벽난로 위에 걸려 있던 회색 군복 차림의 장교 초상화로 보건대, 짐 역시 본래는 그 무리에 속했어야 했다. 하지만 그 무리들은 소녀들의 치맛자락이 해마다 조금씩 길어지고, 소년들의 바지가 어느 날 갑자기 발목까지 내려왔던 것처럼, 오랜 세월을 함께하며 단단한 소집단으로 자라났다. 이름만 부르면 다 통하는 그 친밀한 사회, 이미 잊힌 첫사랑들로 엮인 그 작은 세계 속에서, 짐은 철저한 외부인이었다. 가난한 백인들과 어울려 다니는 사람. 남자들은 그를 알고 있었지만, 언제나 약간의 우월감이 섞인 태도로 대했다. 그가 모자를 벗어 인사하는 여자아이들은 세 명, 많아야 네 명. 그게 전부였다. _젤리빈
베티 메딜은 그를 사랑했다. 그리고 또 사랑하지 않았다. 너무 즐거운 인생을 보내고 있었기에, 결혼이라는 명확한 한 걸음을 내딛는 것이 싫었던 것이다. 그들의 비밀 약혼은 이미 너무 길어져 언제든 스스로 무너질 듯 위태로웠다. 그런 그들의 사정을 잘 아는 작은 키의 남자 워버튼이 페리를 부추겼다. “그녀에게 초인처럼 굴어! 혼인 허가증을 받아서 메딜 집에 가. 지금 당장 결혼하자고 하든가, 아니면 영원히 끝내버리라고 말해!” _낙타의 등
전쟁은 승리로 끝났고, 승전국의 거리는 개선문으로 가로질러졌으며 흰색, 붉은색, 장밋빛 꽃들이 뿌려져 환희로 물들었다. 길고 긴 봄날 내내, 귀향한 병사들은 둥둥거리는 북 소리와 유쾌하고 울려 퍼지는 금관악기 소리를 뒤따르며 주요 도로를 행진했다. 그동안 상인들과 사무원들은 말다툼과 계산을 멈추고, 창문으로 몰려나와 창백한 얼굴로 밀집해 지나가는 군대를 엄숙하게 바라보았다. 그 어느 때보다 도시가 눈부셨다. 승리의 전쟁이 가져온 풍요 덕분이었다. 남부와 서부의 상인들이 가족을 데리고 몰려와 성대한 연회와 화려한 공연을 즐겼다. 그들은 여인들을 위해 다음 겨울을 대비한 모피와 황금 실로 짠 그물 가방, 비단과 은, 장밋빛 새틴, 금실로 수놓인 갖가지 색의 슬리퍼를 사들였다. _메이데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