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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91156624097
· 쪽수 : 224쪽
· 출판일 : 2019-07-19
책 소개
목차
머리말
1. 고아가 된 새끼 양, 허버트
2. 말에게 얻은 교훈
3. 트리키의 초대장
4. 사랑의 메신저, 수지
5. 행복한 시달림
6. 몽상가 미키
7. 블로섬, 집으로 돌아오다
8. 머틀은 아무 이상도 없다
9. 두드러기 반점
10. 크리스마스의 추억
옮긴이의 덧붙임
리뷰
책속에서
나는 아버지 전기를 써볼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나는 이 도전을 받아들이면서, 제임스 헤리엇의 책을 모두 다시 읽는 것을 내 작업의 첫걸음으로 삼기로 결심했다. 대가한테서 몇 가지 조언을 얻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아버지가 놀라운 성공을 거둔 이유를 분석해보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하지만 아버지의 글을 ‘현미경 밑에’ 놓고 분석을 시도하는 것은 시간 낭비일 뿐이라는 것을 곧 깨달았다. 그래서 그냥 아버지의 글을 다시 읽으면서 이야기 자체를 즐겼다. 아버지는 자신의 글이 면밀한 분석 대상이 되는 것을 결코 바라지 않았다. 독자들이 그냥 읽고 즐기는 것이 아버지의 의도였고, 이런 점은 아버지의 책에도 분명히 드러나 있다.
- ‘머리말’ 중에서
나는 출입문 앞에 멈춰 서서 잔설이 밭이랑처럼 줄무늬를 그리고 있는 넓은 목초지를 돌아보았다. 바람에 날아가는 회색 구름과 그 뒤를 따라가는 짙푸른 하늘이 마치 제방과 호수처럼 보였다. 구름이 흩어지자 순식간에 들판과 돌담과 숲은 생기를 띠었다. 햇빛이 너무 부셔서 눈을 감아야 했다. 멀리서 양들의 울음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가장 낮은 소리에서부터 가장 높은 소리까지 온갖 소리가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젖 달라고 우는 소리, 걱정하는 소리, 화내는 소리, 사랑에 넘치는 소리. 양들의 소리, 봄의 소리.
- ‘1’ 중에서
“수컷 세 마리에 암컷 세 마리, 딱 맞게 낳았군요.” 내가 말했다.
그 집을 떠나기 전에 나는 수지를 바구니에서 들어 올려 배를 만져보았다. 빵빵했던 배가 믿을 수 없을 만큼 홀쭉해져 있었다. 풍선을 바늘로 터뜨린다 해도 이만큼 극적으로 모양이 달라질 수는 없을 것이다. 수지는 어느새 내가 잘 아는 여위고 텁수룩하고 붙임성 많은 개로 돌아와 있었다. 내가 놓아주자 수지는 서둘러 바구니로 돌아가 새끼들을 감싸 안았고, 새끼들은 곧 젖을 빠는 데 열중했다.
- ‘4’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