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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정치학/외교학/행정학 > 외교정책/외교학
· ISBN : 9791157065042
· 쪽수 : 400쪽
· 출판일 : 2025-12-05
책 소개
자주파는 제거되고 추종파만 살아남는 ‘동아시아 지배 시스템’의 실체를 밝히다
전직 일본 외무성 국제정보국장이 내부자의 시선으로 폭로하는 ‘미국의 일본 지배 80년사’
마고사키 우케루는 1945년 패전 후 현대 일본사를 미국에 대한 자주파와 친미파 간의 대립, 갈등, 대결 구도로 해석했다. 미국이 일본 내 친미파를 육성, 지원해 정‧관‧재 각계에서 주도권을 장악하도록 했으며, 이후 학계와 지식인 사회, 언론에 이르기까지 일본 사회의 전방위에 걸쳐 친미 추종파가 주도권을 갖도록 했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미국은 연합군 최고사령부(GHQ) 시절 구축한 검찰과 언론을 이용해, 자국의 이익에 반하는 ‘자주파’ 정치인은 스캔들로 제거하고 철저한 친미 정권을 세워왔다. 저자는 자주노선을 주장하다가 미국과 틀어지게 된 거물급 정치인들이 권력에서 쫓겨나고, 심지어 의문의 죽음으로 사라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음을 구체적인 사료와 외교 현장에서의 경험 등을 통해 생생하게 서술하고 있다.
이에 더해 개정증보판에서는 ‘2025년 개정증보판에 붙이는 옮긴이의 말’을 통해 트럼프 재집권 이후의 최신 정세를 반영했다. 옮긴이는 이시바 시게루의 사임과 다카이치 사나에의 대미 저자세 등 최근 상황을 전하며, '대미 자주파와 추종파'의 구도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임을 강조한다.
미국에 ‘NO’라고 말한 일본 정치인은 왜 사라지는가?
전직 일본 외무성 관리가 폭로하는 일본의 ‘대미 종속’ 현대사를 담은 『미국은 동아시아를 어떻게 지배했나』가 개정증보판으로 돌아왔다!
“부디 이 책이 21세기에도 반복되는 일본의 대미 자주외교와 종속외교의 변주를 이해하고, 한국 외교에 던지는 시사점을 찾아내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2025년 옮긴이의 말 중에서
마고사키 우케루는 1945년 패전 후의 현대 일본사를 미국에 대한 자주파와 추종파 간의 대립, 갈등, 대결 구도로 해석했다. 미국이 일본 내 친미 추종파를 육성, 지원해 정‧관‧재 각계에서 주도권을 장악하도록 했으며, 이후 학계와 지식인 사회, 언론에 이르기까지 일본 사회의 전방위에 걸쳐 친미 추종파가 주도권을 갖도록 했다는 것이 저자의 핵심 주장이다.
이 책은 2012년 일본에서 출간 후 20만 부 이상이 팔리는 등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한국에는 2013년 처음 번역 출간된 후 꾸준히 독자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2025년 개정판에서는 그동안의 변화 및 최근 국제 관계를 반영해 ‘옮긴이의 말’을 새롭게 추가했다. 이시바 시게루의 사임과 다카이치 사나에의 대미 저자세, 대중 강경 발언 등 트럼프 재집권 이후 요동치는 동아시아 정세를 조망하며 저자의 논리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임을 보여준다.
굴욕적인 대미 종속 외교와 패전 트라우마
1945년 9월 2일, 일본은 연합군 앞에 머리를 조아리며 굴욕적인 항복문서에 서명했다. 다시는 군사대국의 꿈조차 꾸지 않겠다는 천황의 맹세와 함께 연합국 총사령부의 일본 통치가 시작됐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은 사실상 미군의 군사점령을 받은 것이다.
일본이 패전기념일을 종전일(終戰日)로 명명한 것은 “일본은 망했다. 무조건 항복했다.”라는 수치스러운 기억을 애써 무시하려는 자기 암시와 같았다. 패전의 현실과 원인을 직면하지 못한 채 일본 전후사가 시작되면서, ‘새로운 일본’은 출발부터 잘못된 길을 걸었다. 일본은 미국의 세계 패권주의와 동아시아 지배 전략에 서서히 말려들면서, 미국 추종의 수렁 속으로 빠져들고 말았다.
“뼛속 깊이 친미” 요시다 노선 vs “자주적인 일본 우선” 이시바시 노선
종전 후 처음 외무대신을 맡은 시게미쓰 마모루가 연합군 최고사령부(GHQ)로부터 배척 당하며 1달도 못 채우고 물러난 뒤 요시다 시게루가 그 자리를 맡았다. 요시다는 “기대려면 큰 나무에 기대자!”를 주장하며, 외무대신을 거쳐 수상으로서 장기 집권하는 동안 시종일관해 전후 일본을 미국 추종노선의 길로 인도했다. 한편, 이런 추종노선과 달리 미국에 저항하며 “우리의 주장이 맞다. 할 말은 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이시바시 단잔과 그의 계보를 잇는 자주적인 지도자들도 적지 않았다. 저자는 자주노선을 주장하다가 미국과 틀어지게 된 거물급 정치인들이 권력에서 쫓겨나고, 심지어 의문의 죽음으로 사라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음을 구체적인 사료와 외교 현장에서의 경험 등을 통해 생생하게 서술하고 있다.
대미 자주파를 대미 추종파로 바꾸는 시스템
저자는 미국이 일본의 자주파를 친미파로 바꾸는 시스템이 일본 사회에 뿌리 깊게 박혀 있으며, 바로 검찰과 언론이 이를 담당한다고 주장한다. 책은 검찰과 언론을 통해 미국에 달갑지 않은 일본 지도자를 제거하는 시스템이 어떻게 가동되는지 구체적인 사료를 통해 이야기한다. 가령 미국 대통령이 일본 수상을 잘 만나주지 않는 상황을 언론이 문제삼는다든지, 정치인에 대한 검찰의 표적 수사와 기소 같은 것들이다.
이시바시 단잔은 패전처리비 삭감을 주장하다가 공직에서 추방되었고, 시게미쓰 마모루 외상은 미군의 완전 철수를 주장하다가 의문의 급사를 당했다. 소련과의 국교 회복을 추진했던 하토야마 이치로 수상 역시 미국과 갈등을 빚으며 물러나야 했고, 미군의 유사시 주둔 방안을 주장했던 아시다 히토시는 쇼와전공 사건으로 정계에서 강제 은퇴 당했다. 미국보다 먼저 중일 국교 정상화를 주장한 다나카 가쿠에이 수상 역시 록히드 사건으로 정계를 떠났다. 자위대 군사 협력을 거부했던 다케시타 노부루는 내각 총사직했고, 금융정책에서 독자노선을 걸었던 하시모토 류타로 역시 일본치과연합회 사건으로 파벌회장직을 사임했다. 주일미군 감축을 추진했던 오자와 이치로도 리쿠잔카이 사건 등으로 강제 기소되었다.
이 외에도 미국의 뜻에 반했던 수상들이 정권은 물론 목숨까지 위태로운 경우가 많았다. 그 배후를 조종한 미국의 실체를 구체적인 사료와 고증으로 쉽게 풀어나간 저자의 탁월함이 본문 곳곳에서 빛을 발한다.
일본만이 아니다: 미국이 외국 지도자를 고르고 버리는 방법
미국에 의해 일본의 지도자들만 매장 당했던 게 아니다. 한때 미국의 총애를 받던 지도자들이 하루아침에 ‘이용 가치’가 사라지면서 권력에서 축출되고, 심지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는 경우는 세계 도처에 있었다. ‘미국의 바뀐 세계전략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했다’는 이유가 숨어 있었다.
친미파의 대부였던 요시다 수상은 일본의 재군비를 반대하다가 결국 수상 자리에서 내려와야 했다. 미국에 적극 협조했던 이란의 팔레비 국왕 또한 미국에 의해 축출되었다. 2011년 이집트와 튀니지 독재자를 무너뜨린 ‘아랍의 봄’도 같은 경우였다. 패망한 남베트남 응오딘지엠 대통령이 살해 당하고,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이 처형된 것 역시 모두 미국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진 사건들이었다.
저자는 우리나라의 박정희 대통령 암살 사건도 비슷한 시각에서 해석하며, 당시 한국 외교가에서 전해들은 이야기를 그 근거로 제시한다. 박정희는 베트남전쟁에 군대를 파병하는 등 미국에 협조적이었지만, 점차 민족주의 경향이 짙어지며 독자적으로 핵무기개발 계획 등을 추진하다가 미국의 미움을 샀다. 암살 사건에 앞서, 박 대통령은 카터와의 정상회담에서 카터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안보강의를 일방적으로 늘어놓았고, 미국이 청와대에 도청기를 설치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대사관에 도청기를 설치하면서 미국의 분노를 샀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일본의 학계가 친미파가 되기까지 미국은 어떻게 이들을 조종했나?
교토대학이나 도쿄대학 등 일본 최고의 지성 가운데는 유난히 미국 추종주의가 만연했다. 전후 미국의 원조가 없었다면 일본 국민은 가난과 기아에서 살아남기 힘들었다는 논리를 주장하는 이들이다. 그러나 저자는 그들의 주장이 얼마나 비논리적인지 구체적인 데이터와 사료를 가지고 철저히 반박한다. 미국이 일본에 지원했던 생활안정 기금과 일본이 미군 주둔 경비로 지불했던 비용을 비교하면 오히려 일본이 미국에게 몇 배 더 경제적인 착취를 당했다는 것이다.
하시모토 류타로 수상이 뉴욕 강연에서 발언했던 대로, 일본 정부가 미국 국채를 팔기라도 한다면 미국은 언제 부도국으로 전락할지 모르는 것이 현실이었다. 그럼 왜 일본의 많은 학자들이 미국을 떠받든 것일까? 그 뿌리를 점령기 일본을 원조한 GARIOA(점령지역 구제정부기금), EROA(점령지역 경제부흥기금) 자금과 풀브라이트 장학금 등에서 찾는다. 미국이 지원한 생활자금이 대거 일본 엘리트들의 유학비용으로 사용되었고, 많은 유학생들이 귀국 후 미일 관계 강화를 위해서 움직였다. 특히 교토대학이나 도쿄대학 등 유명 대학에 미국학회를 만들어 자금을 지원하며 정신 교육을 한 것이 일본 학자들이 친미로 일관하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일본 경제의 성장과 침체 모두 미국의 작품이다?
1950년대 이후 일본 경제가 고도성장한 것은 일본의 자립적인 성취가 아니라 미국의 냉전시대 전략의 일환이었다. 중국의 공산화와 한국전쟁 발발 등 냉전이 본격화되면서 일본의 경제 발전을 제한하고 사실상 중진국이나 후진국 수준에 묶어두려던 미국의 대일 전략이 바뀐 것이다. 미국은 일본을 아시아의 파트너로 상정하고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80년대 이후 미국의 상징인 록펠러센터나 컬럼비아 픽처스 등을 일본 기업이 싹쓸이하면서 위험을 느낀 미국은 플라자 합의 등을 통해 일본의 성장에 제동을 걸기 시작했다. 냉전이 끝난 1990년대 들어서는 아예 미국의 적이 소련에서 일본으로 바뀌면서 CIA의 대일 공작으로 일본 경제를 끌어내리려는 계획에 돌입했다. 여기에 걸프전쟁에 인적, 물적 공헌을 요구하며 일본에게서 130억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자금을 챙겨간 것도 모자라 자위대 파견까지 강요했다.
"나는 이 책에서 일본의 전후사를 두 개 노선 간 대결로 서술하고자 한다. 자주노선과 미국 추종노선, 이 두 가지 가운데 최적의 지점을 도출하는 것은 장차 일본에 요구되는 과제이기도 하다."― 마고사키 우케루
저자는 한국 독자를 위한 서문에서 일본의 전후사를 통해 우리도 한미 관계의 교훈을 얻기를 촉구하고 있다. 미국은 일본이 자주외교를 추구할 때 두 가지 이유로 반대하는데, 하나는 주일미군 기지 축소이고, 다른 하나는 중국과의 관계 강화이다. 평화로운 일본이나 동북아시아에서의 갈등 완화는 미국의 안중에 없는 것이다.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정‧관‧재계의 네트워크와 언론과 검찰이라는 물리적 수단을 통해 일본의 정치와 외교를 좌지우지한다는 마고사키 우케루의 시각은 우리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준다.
목차
2025년 개정증보판에 붙이는 옮긴이의 말
2013년 옮긴이의 말
해제
한국 독자를 위한 저자 서문
들어가는 말
제1부 제2차 세계대전과 미국의 일본 점령
| 제1장 | 왜 읽기 쉬운 일본 전후사인가?
| 제2장 | 패전과 함께 미국의 군사점령이 시작되다
| 제3장 | 점령기 미국은 어떻게 일본을 통치했나?
| 제4장 | 일본의 신헌법체제가 미국의 손에서 열리다
제2부 냉전冷戰시대의 서막과 일본의 경제성장
| 제5장 | 공산당의 전쟁 방파제로 일본을 이용하다
| 제6장 | 불평등한 강화조약과 미일 안보조약
| 제7장 | 독립과 함께 밀려온 미국 종속의 파도
| 제8장 | 자주노선의 기치를 내건 정권들
제3부 일본의 정권 교체와 미국의 음모
| 제9장 | 보수 합동과 안보조약 개정
| 제10장 | 진보 세력을 이용했던 미국의 과감한 획책
| 제11장 | 자민당과 경제성장의 시대
| 제12장 | 오키나와 반환에서 중일 국교 회복까지
| 제13장 | 미국을 향한 자주와 종속의 치열한 싸움
제4부 냉전이 종결되고 미국에게 일본이 최대 위협으로 떠오르다
| 제14장 | 냉전 종결과 미국의 변용
| 제15장 | 9.11테러와 이라크 전쟁 후 세계
나오는 말
전후사 연표
찾아보기
책속에서
‘미국 종속노선과 미국 자주노선, 이 두 가지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가 전후 미일 외교의 모든 것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일본은 1945년 9월 2일 미주리 함 선상에서 항복문서에 서명을 했다. 그것이 전후의 시작이다.
“일본은 망했다. 무조건 항복했다.” 새로운 일본은 이 말에서 시작됐어야 했다. 그러나 일본은 항복이 아닌 종전(終戦)이라는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전쟁에 패배한 굴욕을 애써 무시해 오고 있다. 그것이 일본 전후의 실상이었다.
브레진스키는 일본을 미국의 ‘안보상 보호국’으로 표현하고 있다. 일본이 미국의 보호국이라는 상황은 점령시대에 만들어진 뒤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