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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액션/스릴러소설 > 외국 액션/스릴러소설
· ISBN : 9791157610310
· 쪽수 : 376쪽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긍께 김정일헌티 돈만 쥐여주믄 조성근을 내준다고야?”
“구와바라 씨, 수용소에서 공개 처형 당하고 싶으세요? 북조선에서 김정일이란 이름은 절대 입 밖으로 꺼내지 마세요. 김일성도 안 돼요. 그것만은 절대 안 됩니다.”
야나이가 정색하며 말했다.
“뭔 소리여. 얼마 전부터 남북대화니 교류니 말이 많았잖여.”
“독재국가인 북조선의 외교와 내정은 완전히 별개 문제입니다. 철저한 내부 통제로 2,200만 국민은 세계정세를 전혀 모릅니다. 북한 내에서 김정일 총서기는 신이고, 신을 모독하는 것은 죽음을 의미합니다. 꼭 명심하세요.”
“무서분 나라일세.”
구와바라는 못마땅하다는 듯 고개를 돌렸다.
“그게 제 조국입니다.”
야나이가 낮게 중얼거렸다.
- 1권
“너, 이 주변을 어슬렁거리고 다녀라잉.”
“왜요?”
“너는 미끼여. 멍청한 얼굴의 교포가 길거리를 어슬렁거리면 안전원이 올 거 아녀. 그놈을 잡아 뇌물을 먹이잔 말이여.”
안전원에게 조성근을 넘기라고 매수를 하겠다는 소리였다.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마세요. 두 번 다시 그런 일을 당하고 싶지 않아요.”
니노미야는 중구역의 안전원에게 잡혀 연행될 뻔했던 그저께 밤을 떠올렸다.
“모 아니면 도인 승부여. 니도 남자라믄 뼈가 있다는 걸 증명 잔 혀라!”
“죄송하지만 그런 뼈는 없습니다.”
“주둥아리 그만 놀리고 어여 안 나가!”
구와바라가 문을 열어 니노미야를 차 밖으로 내몰았다.
“저는 이제 돈도 없어요.”
“내가 지켜볼 텡께 걱정 말어야. 안전원헌티 붙잡히믄 바로 도울 텐게.”
더 이상 듣지도 않고 구와바라는 자기 말만 하고 문을 닫았다.
니노미야는 어쩔 수 없이 인도를 걷기 시작했다.
- 1권
갑자기 누군가 인민복의 소매를 잡아당겼다. 니노미야가 놀라서 돌아보니 키가 작은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소년이 걸레 같은 천을 두르고 서 있었다. 소년은 니노미야를 올려다보며 손을 내밀었다. 손을 씻지 못했는지 더러웠다.
“뭐야, 배가 고프니?”
니노미야는 일어로 물을 수밖에 없어 배를 만지며 물어봤지만 소년은 대답이 없었다. 콜카타 거리에서 본 거지 소년이 눈가에 겹쳤다. 니노미야는 주머니에서 2달러를 꺼내 슬그머니 쥐여주었다.
소년은 아무런 말없이 떠났다.
‘평양은 쇼윈도가 아니었던가?’
충격이었다. 니노미야는 북한이 이토록 비참한 상황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그런데도 여전히 이 나라는 ‘지상의 낙원’인가, 하는 생각을 했다. 니노미야는 담배를 피우면서 다시 걷기 시작했다. 한 블록을 더 걸었지만 안전원은 다가오지 않았다.
- 1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