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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기타 국가 소설
· ISBN : 9791158135133
· 쪽수 : 215쪽
책 소개
목차
서문
너희의 바닥이 우리의 하늘이다.
하찮은 죽음을 위한 자장가
운이 없던 군인들
두려움의 실체
전쟁이 끝난 뒤
체 게바라의 물름바 나무
제레미아스 카하스쿠의 두 번째 인생
5월 27일
이성의 추락에 관하여
반역 안테나
날은 물처럼 흐르고
하이쿠(5·7·5의 3구 17음절로 된 일본 고유의 단시)
우연이라는 미묘한 장치
실명
실종사건 수집가
편지
팬텀의 죽음
신을 비롯한 다른 작은 어리석음에 관해
엑소시즘
루도가 루안다를 구한 날
유령, 그리고 거의 치명적인 사고
무티티 블루스(1)
실종 사건이 밝혀지는 방식(거의 두 가지), 혹은 마르크스의 말을 빌리자면,
‘견고한 모든 것이 대기 속에 녹아 버리는’ 방식
사발루와 그의 죽은 엄마
다니엘 벤시몰이 루도의 실종 사건을 조사하다
무티티 블루스(2)
쿠방고 강의 기이한 운명
나세르 에반젤리스타가 리틀 치프의 탈옥을 도운 방법이 밝혀지는 방식
루안다의 미스터리
몬트의 죽음
만남
‘사랑’이라는 비둘기
제레미아스 카하스쿠의 고백
그 사건
마지막 글
꿈은 모든 것이 시작되는 곳
감사의 글과 참고문헌
책속에서
어느 날 밤, 루도는 꿈을 꾸었다. 루안다 거리 아래, 아랫동네의 화려한 저택 아래, 터널이 끝없이 나 있었다. 나무뿌리가 터널을 지나 그 아래까지 쭉 뻗어 있었다. 지하에는 수천 명의 사람이 진흙과 어둠에 갇힌 채 살고 있었다. 이들은 부르주아들이 하수관에 던져주는 것을 되는 대로 받아먹었다. 루도는 이들 사이를 가로질러 걸어갔다. 남자들이 마체테를 휘둘렀다. 양손에 쥔 칼을 챙챙 하며 부딪쳤고 그 소리가 터널 안에 울려 퍼졌다. 그중 한 남자가 루도의 코앞까지 더러운 얼굴을 들이밀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깊고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그녀의 귀에 속삭였다. “너희의 바닥이 우리의 하늘이다.”
- 너희의 바닥이 우리의 하늘이다. 中
도시는 잠들고 그녀는 이름들을 기억하려고 애쓴다. 여전히 이글거리는 태양의 일부, 조금씩 찾아오는 밤. 시간은 정처 없이 흐른다. 몸은 지쳐가고 밤은 파란색에서 또 다른 파란색으로 변해간다.그녀의 신장을 짓누르는 피로. 루도는 왕비가 되는 상상을 해본다. 어디에선가 누군가가 왕비를 기다리는 것처럼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 본다. 하지만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이는 이 세상에 아무도 없었다. 잠든 도시, 새 같은 파도, 파도 같은 새, 그리고 여자 같은 여자. 루도는 여자가 남자의 미래라는 말을 전혀 믿지 않는다.
- 전쟁이 끝난 뒤 中
시력을 잃고 있다. 오른쪽 눈을 감으면 이제 그림자만 보인다. 모든 것이 혼란스럽다. 나는 벽을 잡고 걷는다. 읽는 것이 쉽지 않다. 태양빛 아래서만 읽을 수 있으며 더욱 강력한 돋보기를 사용한다. 나는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책들, 우기를 거부한 책들을 다시 읽는다. 나는 지난 세월
나의 동무가 되어 주었던 아름다운 목소리를 태우고 있다.
- 중략 -
나의 쇠약함, 약해지는 시력, 이것들 때문에 나는 책을 읽을 때 더듬는다. 이전에도 여러 번 읽은 페이지지만 이제는 그때와는 다르다. 그 뜻을 잘못 파악하기도 하며, 때로는 그 실수 속에서 놀랍지만 진정한 뜻을 발견하기도 한다.
그 실수 속에서 나는 종종 나 자신을 발견한다. 실수 때문에 더 잘 이해하게 된 페이지도 있다. 방안을 날아다니는 반딧불들의 반짝임. 나는 메두사 해파리처럼 이 눈부신 아지랑이 속을 돌아다닌다. 나는 내 꿈속으로 가라앉는다. 누군가는 이것을 죽음이라 부를 것이다.
- 실명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