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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로

맨발로

임우희 (지은이)
학이사(이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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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로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맨발로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58543990
· 쪽수 : 232쪽
· 출판일 : 2022-12-20

책 소개

삶에 치인 당신에게 건네는 희망 메시지. 인생의 여러 고비를 넘어 기적 같은 삶을 되찾은 저자의 삶을 돌아보며 힘들다고 느끼는 이들에게 희망을 갖게 한다. 아픔으로 몸부림쳤던 순간도, 행복했던 순간도 언젠가는 인생의 자양분이 되어 보물처럼 남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목차

책을 내며 _ 수필은 삶의 끝날까지 가장 소중한 벗

1부. 엄마의 손수레

음치의 노래 / 어머님의 임종 / 나목 / 아버지 / 엄마의 손수레 / 엄마의 여덟 번째 기일 / 미안해요 고마워요 / 운전 연습 / 그랬구나 / 하루 여행 / 불〔火〕 / 꽃 마중 / 매리드 업married up / 낙조落照

2부. 노숙자와 와인

누름돌 / 일요일의 단상 / 5분의 기적 / 노숙자와 와인 / 아니, 사장님이! / 순간순간瞬間瞬間 / 소리길에서 듣는다 / 기적 / 가을 노을 속에서 / 내일이 없는 것처럼 / 하나가 된 세상 / 끈 / 오일장에서 / 비 오는 3일의 퀵맨

3부. 맨발로

맨발로 / 일상에서 / 삶 속의 옥시토신 / 새벽 / 고비苦悲와 성장成長 / 숨 고르기 / 맨발 1002번의 힘 / 통곡과 은총 사이 / 신발 한 짝 / 벚꽃 엔딩 / 대파 새싹 / 무청 시래기 / 고장 난 시계

4부. 우레시노의 달빛

매물도에서 / 삼청산과 황산 서해대협곡 / 우레시노의 달빛 / 무섬마을의 태극다리 / 미국 방문기 / 롤러코스터 / ‘사랑도’가 아니라‘사량도’이다 / 칠보산에 올라 / 빼래기 능선 / 남덕유산 1,507m / 보스톤에서 / 사문진을 걷다 / 단산지丹山池에서

발문 _ 임우희 수필집 『맨발로』에 부쳐/ 박기옥

저자소개

임우희 (지은이)    정보 더보기
2012년 《수필시대》로 등단,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수필집으로는 『기억 저편』(공저)과 『맨발로』를, 전자책으로 『아픔이 축복이 된 나의 삶』, 『다시 사는 인생』(2~6권)을 출간했다. 2022년에는 《아동문학세상》에 동시로 등단해 동시집 『언제나 깔깔깔』, 『알아서 척척』을 출간하기도 했다. 현재는 대구문인협회, 대구수필가협회, 영남수필문학회, 경북아동문학회 , 혜암아동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정관장 대구 남산점 대표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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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머리말]

수필이라는 늪에 빠진 지 10년을 훌쩍 넘겼다. 처음에는 일기처럼 살아가는 이야기를 늘 적었다. 그러다가 대가족이 살면서 가족회의를 하고 또 적어놓았다. 등산을 갔다가 후기를 써서 카페에 올리면 많은 사람이 좋아해 주고 기억해 주니 행복해서 매달 산행 때마다 후기를 썼다. 살아오면서 시부모님, 부모님, 형제자매 등 가족들의 일상이 수필의 재료가 되었다.
결국 삶의 순간순간 감정의 기록이 인생의 자양분이 된 셈이다. 즐거운 일도 죽도록 고통스러울 때도 그 감정을 낱낱이 적어 나가다 보니 나도 모르게 재미로 변환되었다.
수필이란 쉽지 않은 길을 걸으면서도 행복한 것은 무슨 까닭일까. 늘 현재를 그대로 바라볼 수 있어서 좋았다. 시간과 순간의 조화, 자정도 되고 승화도 되는 수필은 삶의 끝날까지 가장 소중한 벗이다.


봄비가 촉촉이 내린다. 오늘 같은 날은 잊을 수 없는 추억 하나가 슬며시 다가온다. 두 바퀴를 딛고 서 있는 엄마의 손수레다. 객지에서 건설업을 하셨던 아버지를 도우려고 생각해 낸 첫 차다.
아버지는 일 년의 반 이상을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셨다. 어린 4남매를 두고 떠나실 때마다 엄마는 옷고름으로 눈물을 훔쳤다. 철없는 내가 아버지의 목에 매달려 떼를 쓰면 아버지 역시 묵묵히 고개를 돌리셨다. 우리 가족은 아버지와 함께 살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다.
어느 날 엄마는 초등학생인 나와 남동생 둘을 앉혀놓고 손수레를 보여 주었다. 손수레의 두 바퀴는 아버지와 우리를 의미한다. 바퀴는 서로 돕지 않으면 굴러갈 수가 없다. 이제부터라도 힘들게 일하는 아버지를 돕도록 하자.
우리는 연탄 가게를 열기로 했다. 시골집 대문 기둥에 간판을 붙이고 나니 연탄을 가득 실은 트럭 하나가 마당까지 들어왔다. 연탄 한 차가 어찌나 많게 느껴졌던지 어린 나에게는 높은 산 같았다. 우리는 아저씨를 도와 함께 연탄을 창고로 날랐다. 온 얼굴이 금세 새까맣게 변했다. 엄마의 바지는 검정이라 표가 덜 났지만 우리는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깜둥이가 되었다.
차가 가고 난 뒤 엄마는 가마솥에 물을 데워 우물가에서 우리를 씻겼다. 옷을 갈아입은 후 엄마는 부랴부랴 더운밥을 지었다. 우리는 커다란 양푼을 꺼내 마늘밭 사이를 덮은 짚 위에서 자란 시금치와 삼동 초나물과 된장, 고추장을 넣고 비벼서 먹었다.
이튿날부터 우리는 손수레 끄는 연습을 했다. 짚과 나무들을 싣고 엄마는 앞에서 끌고 아이들은 뒤에서 미는 연습이었다. 오르막길에서는 밀고 내리막길에서는 당겨야 했다. 우리는 시간 날 때마다 연습을 거듭했다. 처음에는 엉거주춤 서툴렀지만, 횟수를 거듭하니 자신감이 붙는 것 같았다.
드디어 며칠 뒤 과수원을 하는 부잣집에서 연탄 주문 100장이 들어왔다. 우리는 50장씩 두 번 배달하기로 하고 자신만만하게 출발했다. 연습한 효과가 있는 것일까. 생각보다 순조롭게 잘 가는 것 같았다. 문제는 내리막길이었다. 뒤에서 죽을힘을 다해 당겼는데도 역부족이었다. 손수레 앞이 버쩍 들리면서 앞에서 끌던 엄마가 높이 매달렸다. 어-, 어-, 하는 사이 연탄 실은 손수레는 사정없이 길 아래 모내기한 논에 곤두박질을 치고 말았다. 엄마도 손수레와 함께 논에 빠져 우리가 모두 달려갔는데 논이 깊어 넷이 다 빠지는 사태가 벌어졌다. 우리는 연탄을 뒤집어쓴 채 오도 가지도 못하는 신세가 되어 논바닥에서 허우적거렸다. 마침 그때 소달구지를 끌고 지나가던 이웃 아저씨가 없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날 저녁 엄마는 우리를 데리고 논 주인집을 찾아갔다. 정성껏 모내기해 둔 논을 연탄을 실은 손수레가 망쳐 놓은 것이었다. 우리는 꿇어앉아 울음을 터뜨렸고 엄마는 손해 난 것을 배상해 드리겠다며 용서를 구했다. 그러나 뜻밖에도 무섭게 생긴 그 할아버지는 우리에게 웃음 가득한 얼굴로 다가오셨다. 온 가족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 대견하다고 칭찬하면서 손을 잡고 등을 토닥이는 것이 아닌가. 그날 논 주인 집에서 얻어먹은 칼국수 맛은 오랫동안 내 마음에 남아 있었다.

- 1부 ‘엄마의 손수레’ 중에서


당시 나는 세 번째 척추 수술을 한 지 1년이 지나지 않아서 늘 서서 있거나 가벼운 운동을 해야만 하루를 지낼 수 있었다. 남편은 여자 혼자서 매장을 운영하는 일이라 걱정이 많았다. 화장실 갈 땐 문을 꼭 잠그고 가라고 했지만, 나는 잠그는 것이 더 두려웠다. 그날도 화장실에서 돌아오니 매장 안에 오십 대로 보이는 한 노숙자가 들어와 있었다. 군용 야전잠바에 수염은 언제부터 길렀는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배낭이 큼지막한 것으로 보아 노숙을 한 지가 꽤 오래된 것 같았다. 빗물이 발자국을 따라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다.
“소줏값 2,000원만 주시오.”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그가 말했다. 나는 왠지 두렵지 않았다. 지갑에서 3,000원을 꺼내 주었다.
“소주 말고 라면이라도 사서 드세요.”
그는 깊숙이 고개를 숙여 보이고는 매장을 나가려고 했다.
“잠깐만요, 아저씨!”
내가 불러 세웠다.
“3,000원어치만 놀다 가세요.”
그제야 그는 놀란 표정으로 내 얼굴을 바로 바라보았다. 선량한 눈빛이었다.
“이런 꼴로 깨끗한 곳에 앉아도 되겠습니까?”
“괜찮아요, 저는 청소가 특기라서 아무리 지저분해도 후딱이랍니다. 이쪽으로 앉으세요.”
나는 우선 따뜻한 홍삼차 한 잔을 내놓았다.
“저랑 나이도 비슷하지 싶은데, 오늘 친구처럼 옛이야기 한번 해봅시다. 이렇게 비가 많이 오면 고객도 없답니다.”
냉장고에 있는 적포도주를 한 병 꺼냈다. 견과류 남은 것 몇 가지를 안주 삼아 투명 플라스틱 작은 잔으로 몇 잔을 나누어 마셨다. 내가 먼저 지난날 서럽고도 힘들었던 이야기를 시작했다. 밖에서는 장맛비 소리가 들려왔다. 그 사람도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겨우 몇 잔의 적포도주가 그에게 과거를 털어놓게 한 것이었다.(중략)
2주쯤 지났을까? 여느 때와 같이 문을 잠그지 않고 화장실을 다녀왔다. 탁자 위에 구겨진 과자 속 은박지가 있었다. 버리려고 하다가 무심코 펼쳐보니 깨알 같은 글씨로 이렇게 적혀 있었다.
“사장님, 꼭 건강하셔야 합니다. 이토록 못난 사람을 인간으로 대해 주신 은혜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무슨 일을 해서든지 바른 사람이 되어서 찾아뵙겠습니다. 부디 건강하게 지내십시오.”
3년 만에 매장을 확장 이전하게 되었다. 추석 무렵에 맞추어서 오픈을 했다. 손님들이 밀려왔다. 남편까지 동원되어 물건을 포장하고 고객을 맞는 와중에 깔끔하게 차려입은 한 신사가 익숙한 듯 인사를 먼저 한다. 매장에서 가장 비싼 천삼 10지(판매 단위)를 3개씩이나 주문했다. 그 물건은 지금 없고 한 단계 아래 상품인 천삼 15지뿐이라고 했더니 그럼 그걸로 달라고 했다. 고가의 고급상품이라 고객 등록을 요청했다. 그는 나를 정면으로 바라보면서 “기억 안 나십니까?”라고 묻는다. 나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으므로 미안한 얼굴로, “죄송합니다. 얼굴은 기억이 나는데 성함을 기억 못 하겠습니다.”라며 얼버무렸다.
뜻밖에도 3년 전 그 노숙자라는 것이었다. 내가 처음으로 인간으로 대우해줘서 결심하고 여러 친구를 만났다고 했다. (중략) 그 친구는 자네는 할 수 있다며 적극적으로 권했고, 지금은 그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홀로 계신 어머니와 딸도 만났다고 했다. 천삼은 친구와 사장님, 그리고 어머니께 드릴 선물이라고 했다. 나는 기쁜 마음에 이것저것 챙겨 주었다.

- 2부 ‘노숙자와 와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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