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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에세이
· ISBN : 9791158770914
· 쪽수 : 276쪽
· 출판일 : 2019-04-25
목차
1. 왜 쓰지 않는가
두 권의 책 출간 | 나는 왜 글을 쓰는가 | 이토록 좋은 글쓰기 | 글쓰기를 통해 내가 얻은 것들 | 365일 매일 쓰는 긍정의 힘 | 그건 운명이었네 | 글쓰기가 알려준 3가지 비밀
2. 함께 쓰면 멀리 간다
결국 혼자 쓰는 것이다 | 지치고 피곤하고 포기하고 | 함께 쓰는 힘 | 누구나 쓸 수 있다 | 정답이 없다 | 소망을 목표로 바꾸는 글쓰기 | 경찰 퇴직을 넘어 100세 인생까지
3. 경찰 글쓰기 프로젝트
목표는 무엇인가 | 이 길에 동행하다 | 시행착오는 필요하다 | 글쓰기가 처음입니다 | 동료의 글에서 답을 찾다 | 두 개의 경찰 | 글쓰기를 부탁해
4. 이렇게 시작합시다
잘 쓰려고 하지 말고, 매일 쓰자 | 거창한 스토리 말고 작은 일상을 쓰자 | 진심을 담자 | 평가하고 분석하지 말자 | 머리가 아닌 손으로 쓰자 | 마음이 힘들수록 쓰자 | 동료 한 명에게 이야기하듯이 쓰자
5. 글 쓰는 경찰을 위해
글쓰기의 효과 | 왜 경찰이 글을 써야 하는가 | 자존감 극대화 | 대한민국 모든 경찰이 글을 쓰는 그날까지 | 글 쓰는 경찰이 살아 남는다 | 지금 글 쓰지 않는 자 모두 유죄 | 글 쓰는 경찰 세계인으로
50일 글쓰기 프로젝트를 함께한 분들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내 생을 마감할 때 딱 한 가지만큼은 누구에게도 양보하지 않고 해왔노라고 말하고 싶다. 나에게는 양보할 수 없는 그것이 바로 글쓰기다. 밥을 먹고 잠을 자듯이 매일 이부자리를 박차고 나와 하는 첫 번째 일이 글쓰기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가족이 곤히 잠든 새벽에 일어나 글을 쓴다. 백지 위에 내 마음을 담는다. 신들린 사람처럼 자판을 마구 친다. 나는 도대체 무엇을 담고 싶은 걸까. 소소한 일상부터 그날 겪은 일을 비롯해 깨달음까지 내 삶을 담는다. 백지에 내 마음을 담을수록 마음이 평온해진다. 새벽에 내 마음을 평온하게 담은 날은 온종일 평온하다. 매일 찾을 수밖에 없는 글쓰기. 내 삶에 훈련 같은 글쓰기다.
올해 지인의 출간기념회에 참석한 적이 있었다. 행사는 부산에서 열렸다. 지난번 부산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하지 못해 이번만큼은 시간을 마련했다. 가장 내 마음에 와 닿았던 건 축사였다. 인생의 끝자락을 생각하게 하는 추도사였다. 행사장에서 저자는 나만의 추도사를 쓰는 시간을 주었다. 저자의 배려로 내 추도사를 짧게나마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사랑하는 선배님
선배님을 만나게 된 건 저에게는 큰 복이었어요. 경찰을 사랑하는 선배님. 경찰과 글쓰기와 관련된 일이라면 열 일 제쳐두고 뛰어오시는 선배님. 선후배 일이라면 자기 일보다 열과 성을 다해 노력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선배님처럼 열과 성을 다해 제 인생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선배님과 글을 쓰며 소통한 시간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기억하세요? 선배님. 제가 선배님께 고민이 있어 전화를 드릴 때마다 선배님의 조언은 단 하나였습니다. 글을 써라.”
내 생을 마감하는 순간 글쓰기로 내 인생을 만들어갔다고 회고하고 싶을 뿐이다.
나는 동료들과 함께 글을 매일 썼다. 글 쓰는 경찰 일부는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글쓰기로 시작했고, 일부는 하루를 마감하는 저녁에, 일부는 일과 중에 틈이 날 때 썼다. 어떤 때는 몰아서 여러 날의 글을 쓴 사람도 있고, 매일 규칙적으로 쓴 사람도 있었다. 중요한 것은 계속 이어서 글을 쓰는 사람이다. 출근하기 전 나는 글쓰기로 하루를 시작한다. 동료들과 글쓰기 프로젝트를 하는 중에 네 번째 책 초고를 병행했다. 하루에 두 시간씩 글을 쓰고 출근했다. 두 시간 집중해서 글을 쓰고 나면 어깨가 뻐근하고 목 뒷덜미가 뻣뻣해진다. 그런데도 매일 글을 쓰는 이유는 분명하다. 내 동료가 내 글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매일 이 시간이면 글이 올라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매일 빠짐없이 쓸 수 있었다. 가족들과 서울로 여행을 갔을 때도 가족이 잠에서 깰까 봐 화장실 가서도 쓰고, 어떤 날은 휴대폰 전등을 켜 둔 채 껌껌한 방안에서 글을 쓰기도 했다. 50일 동안 내 목표는 동료들에게 글 쓰는 삶을 체험해보게 하고 싶었다. 글을 쓰면 마음이 어떻게 평온해지는지, 글쓰기로 내 소망을 어떻게 구체화할 수 있는지 직접 체험해보게 하고 싶었다. 매일 쓰는 길밖에 없다. 눈이 오나 비고 오나 내가 할 일은 매일 쓰는 것이었다. 그것만이 내 동료를 글 쓰게 움직일 수 있게 해주었다.
글쓰기 프로젝트의 장점은 내 글이 아닌 동료의 글을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른 부서에 근무하는 동료의 생각은 다른 관점에서 새롭게 접근할 수 있게 해준다. 서울청에 근무하는 동료는 신임 순경의 글이 자신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고 했다. 43일 차 글쓰기를 하는 날, 단톡방에 익명투표를 한 적이 있었다. 나의 질문은 3가지였다. 50일 글쓰기 이후 매일 글을 쓰고 싶은 사람, 가끔 글을 쓰고 싶은 사람, 글을 쓰고 싶지 않은 사람. 매일 쓰고 싶은 사람 4명, 그 외 모두 가끔 쓰고 싶다고 했고 쓰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었다. 내 마음을 울린 내 동기의 글이 있었다. 14일 차 글쓰기 제목은 ‘들이대’였다. 딸아이를 키우는 나와 비슷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는 맞벌이 동료의 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