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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58771201
· 쪽수 : 204쪽
· 출판일 : 2019-09-25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말 _ 소박한 삶을 담다
1. 눈물 나는 날에는
무릎 양쪽 동그란 훈장 | 자연의 일부로 산다는 건 | 마음 그릇에 삶을 담다 | 스치는 만남 | 봉암사 풍경 소리
2. 누군가 그리운 날에는
젊은 꽃, 바람 되어 가는 날 | 마음 벽지에 새긴 전우 | 11월에 핀 서리꽃 | 시절에 핀 꽃 | 시누이와 올케 사이 | 커피가 좋다
3. 삶의 무게에 지친 날에는
무장산 억새의 속삭임 | 황혼 꽃의 아름다움 | 진정한 마음 여유 | 흔들리지 마 | 남방파제 성대에게 반하다
4. 마음 따뜻한 날에는
꽃으로 피어난 그대 | 그녀 이름은 김.옥.매 | 내 안의 나와 함께 | 천상의 둥지 | 내 안의 용서
5. 나를 사랑하는 날에는
반은 희망의 과녁이다 | 글 속에 심장을 뛰게 한다 | 진정한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나오는 말 _ 나는 오늘도 일상을 쓴다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논 언덕에 수북하게 자라 있는 곳이 눈에 들어왔다. 해가 지기 전에 빨리 집으로 가야 했다. 안절부절하며 걱정하고 있을 아버지를 생각하니 마음이 급했다. 들풀이 조금 채워질 때쯤, 풀이 덮고 있는 벌집을 보지 못하고 건드리고 말았다. ‘아뿔싸’ 도망갈 겨를도 없이 화가 난 벌이 공격했다. 아픔보다 놀란 마음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손으로 ‘휘저어’ 벌을 쫓았다. 더 많은 벌이 집중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했다. 무서운 마음에 망태와 낫을 그 자리에 내팽개치고 울면서 집으로 불이 나게 뛰어갔다. 뛰어 들어오는 소리에 아버지는 놀라 방문을 열며 “무슨 일이고?” 하며 나왔다.
아무 말도 못 하고 울고만 서 있는 나를 보고 아버지는 빗자루로 따라 날아온 벌을 쫓았다. 아버지는 내가 처한 위험을 알고 앙상한 몸을 일으켜 이것저것 생각할 겨를 없이 방에서 뛰쳐 나온 것이다. 그 자리에 앉아 꼼짝하지 않았다. 벌이 도망가고 난 뒤, 아버지는 놀란 마음을 내려놓으며 깊은 한숨으로 힘없어 했다.
마음이 안정되면서 통증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몸에서 열이 났고 머리, 얼굴, 팔, 다리에 커다란 혹들이 생겨 내 모습은 점점 이상하게 변했다. 아버지는 나의 몸을 살피며 남아 있는 벌침을 떼었다. 누워 있는 나를 보며 안쓰러운 마음으로 바라보았다. 떨리는 손으로 약통에 연고를 꺼내 부어오른 곳을 바르며 아무 말 하지 않고 긴 한숨만 쉬고 있었다.
며칠 전 요가 선생님이 수업 시간에 한 말이 생각났다.
“여러분! 기쁨과 즐거움의 차이를 아세요?”
그 누구도 똑 부러지게 대답하지 못했다.
“기쁨은 내 안에서 충만했을 때 느끼는 것이고, 즐거움은 외부에서 느끼는 것입니다. 즉,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거나 행할 때 느끼는 것은 즐거움입니다. 우리는 진정한 기쁨을 내 안에서 느껴야 합니다. 그러면 외롭고 쓸쓸하지 않은 허탈한 마음이 생기지 않습니다.”
맞는 말이다.
요즘 ‘케렌시아’라는 단어가 뜨고 있다. 안식처, 여유의 공간, 힐링 장소라고 한다. 사람들은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밖에서 찾으려고 한다. 넋두리와 하소연을 밖으로 내뱉으면 풀린다
고 생각한다. 순간만큼은 즐겁고 치유된 마음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허전하고 외로움을 다시 느끼게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치유의 방법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잠시 잠깐의 마음 치유가 되고 편할지는 모르지만, 완전치유 되는 것은 아니다. 진정한 치유는 외로움과 허전함 그리고 두려움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