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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기타국가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58791315
· 쪽수 : 420쪽
· 출판일 : 2020-03-16
책 소개
목차
혼잣말
월요일_ 이름 없는 한 여자
화요일_ 누가 거짓말하고 있는가
수요일_ 누구나 숨겨진 비밀이 있다
목요일_ 끝나지 않은 살인
혼잣말
금요일_ 오래된 신문 기사
토요일_ 퍼즐을 맞출 시간
일요일_ 마지막 퍼즐 조각, 이름 없는 여자들
혼잣말
리뷰
책속에서
그는 뛰어난 기획자에, 기막힌 카피를 쓰는 카피라이터이고, 그에게 비용을 지불할 클라이언트에게 절대로 패하지 않는 말 상대였다. 하지만 그의 직원이 찾아와 오늘 저녁 일찍 퇴근해야만 하는 피치 못할 사정을 얘기할 때 그는 짜증이 치솟는 것을 억누를 수 없었다. […] 그는 코칭을 받고, 강좌를 듣고, 자기 최면을 걸고, 자신이 어떻게든 해낼 것이라고 확신하는 데 안간힘을 썼다. 그럼에도 그의 몸과 마음은 자신이 확장시키고 있는 잘못에 점점 더 반응했다. 그 분야의 전문가라고 저절로 훌륭한 리더가 되지는 않는다. […] 좌절이라는 세포가 암세포처럼 그의 몸의 기관들을 먹어 삼켜버렸다. […] 단은 탈진으로 가는 길에 확실하게 안착했다. 처음 나타난 증상을 그는 무시했다. […] 전 세계에서 열리는 콘퍼런스에 참가했고, 야심 찬 광고캠페인을 계획했고, 전문가들이 나와 소비와 라이프스타일에 대해 조언하는 <당신의 스타일을 보여줘>라는 TV 프로그램에 고정 패널로 출연했다. […] 9월이 끝나가는 어느 날 아침 눈을 뜬 순간 단은 자신이 자리에서 일어나 출근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님을 알아챘다.
“그럼 시작하자고. 나한테 원하는 게 뭔가, 플레밍?” 단은 다리를 의자에 올려놓고 두 손을 목 뒤로 깍지 꼈다. […] “내가 여기 온 건 부탁이 있어서야. 평상시 같으면 부탁 같은 건 안 할 테지만 알다시피 이번 상황이 예사롭지가 않아서. 이번 사건의 피해자는 이름과 주소를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게다가 범행 장소도 하루 종일 사람들이 비교적 많이 드나드는 곳이야. 그런데 이 사람들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 소식통이 우리한테 있잖아. 회사 내부 외부 사정에도 훤하고 심지어 출입문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까지도 다 아는. 게다가 확실한 알리바이까지 있지. 단, 네가 우릴 도와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떠올랐어. 네가 직원들에 대해 얘기해주면 수사 시간을 엄청나게 단축시킬 수 있을 거야. 직원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누가 누구와 잠자리를 갖는지, 누가 누굴 싫어하는지 등등. […]”
“흠, 네가 눈치 못 챌 줄 예상했어.” 단이 대답하는 목소리에는 승자의 자부심이 약간 숨어 있었다. “릴리아나는 가진 게 없잖아. 쓰던 물건도 전부 해지고. 주방 수납장도 텅 비었고, 침대 시트는 너무 낡아 금방이라도 구멍이 날 지경이고. 그런데도 냉장고에 아주 비싼 프랑스산 샴페인이 있고 잠옷은 완전히 새거야. […].”
“릴리아나가 돈 많은 애인이라도 있었다는 말인가?” 플레밍의 목소리엔 빈정거림이 묻어 있었다.
[…] “네가 놓친 게 있어. […] 샴페인 병에 로고가 새겨져 있었지. 못 봤어? […] 그 샴페인 병은 작년에 회사 창립 10주년 행사 때 제작됐어. 쿠르트&코와 아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사람 손에만 들어갈 수 있는 제품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