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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기타국가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58791773
· 쪽수 : 504쪽
· 출판일 : 2021-11-29
책 소개
목차
발레슬레브, 크리스티안순 근교, 2007년 3월 1일 목요일
1부
#1 2007년 3월 3일 토요일
#2 2007년 3월 4일 일요일
#3 2007년 3월 19~21일
#4 2007년 3월 22일 목요일 오전
#5 2007년 3월 22일 목요일 정오
#6 2007년 3월 22일 목요일 오후
#7 2007년 3월 23일 금요일 밤
#8 2007년 3월 23일 금요일
#9 2007년 3월 24일 토요일
#10 2007년 3월 26일 월요일
#11 2007년 3월 26일 월요일 오후
#12 2007년 3월/2006년 여름
#13 2006년 6월
#14 2006년 7월/8월
#15 2006년 8월/9월
#16 2006년 9월/10월
#17 2007년 3월 27일 화요일
#18 2007년 3월 27일 화요일 저녁
#19 2007년 3월 28일 수요일
#20 2007년 3월 28일 수요일 오전
#21 2007년 3월 28일 수요일 점심
#22 2007년 3월 28일 수요일 12시 10분
#23 2007년 3월 28일 수요일 오후
#24 2007년 3월 29일 목요일 저녁
#25 2007년 4월 1일 고난주일
#26 2007년 4월 1일 고난주일 저녁
#27 2007년 4월 2일 월요일
2부
#28 2007년 4월 6일 수난일 밤
#29 2007년 4월 17일 화요일
#30 2007년 4월 17일 화요일 초저녁
#31 2007년 4월 19일 목요일/2000년 초
#32 2007년 4월 20일 금요일
#33 2007년 4월 23일 월요일
#34 2007년 4월 23일 늦은 저녁
#35 2007년 4월 24일 화요일
#36 2007년 4월 25일 수요일
#37 2007년 4월 25일 수요일
#38 2007년 4월 25일 수요일 18시경
#39 2007년 4월 25일 수요일 저녁
#40 2007년 4월 26일 목요일 밤
#41 2007년 4월 26일 목요일
#42 2007년 4월 26일 목요일 낮
#43 2007년 4월 27일 금요일/1992년 10월~1993년 3월
#44 2007년 4월 28일 토요일
#45 2007년 4월 29일 일요일
#46 2007년 4월 30일 월요일
#47 2007년 5월 1일 화요일
#48 2007년 5월 1일 화요일
#49 2007년 5월 7일 월요일
#50 2007년 6월 22일 금요일
리뷰
책속에서
쾅 소리와 함께 헛간 문이 다시 닫혔고, 로테의 히스테릭한 비명은 일순간, 가까이 다가오는 사이렌의 소음을 압도해 울렸다. 키플링스 뱅에의 평화는 끝났다. 출입이 차단된 현장에는 낯선 사람들이 사건을 조사하느라 끊임없이 왔다 갔다 했고, 붉은색과 흰색 줄무늬 폴리스라인 다른 쪽에선 동네 사람들과 기자들이 북적거렸다. […] 그의 머리가 있어야 할 위치엔 회색빛의 육중한 상자가 놓여 있었는데, 거대하고 다루기 힘든 종류의 오래된 폐기용 모니터 같았다. 이런 물건은 무게가 얼마나 나갈까? 8킬로그램? 10킬로그램? 피, 유리 조각, 뼈 토막, 뇌 구성물의 혼돈 가운데 모니터가 콘크리트 바닥에 아주 가까이 붙어 있었기에 그 아래엔 머리가 있을 공간이 없을 듯했다.
“사실 오늘 당신한테 청혼할 생각이었는데……. 그런데 당신은 바로 같은 날 로또에 당첨된 이야기를 하다니. 내가 돈 때문에 당신 곁에 있으려 한다는 말로밖에 더 들리겠어. 참 나……. 이제 완전히 물 건너갔어.” 그는 고개를 돌렸다. 눈동자가 촉촉해 보였다. “무슨 얘기인지 알겠어, 우르술라?”
“나한테 청혼할 생각이었다고?” […]
“내가 당신 돈 때문에 청혼한다고 당신이 그렇게 믿는다면……. 난 정말로 내 진정성이 더럽혀진 느낌이야.”
“반지를 샀단 말이지?”
마침내 그가 뒤돌아섰다.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는 그녀를 보고 그는 해바라기가 해를 향하듯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보여줄까?”
잠깐 동안은 그냥 살아야겠다고 결심했었다. 사랑스럽고 밝고 재능 있는 딸이 있지 않은가? 스물다섯 살 아네모네가 엄마 없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게다가 우르술라의 부모는 외동딸을 그런 식으로 잃어버리면 또 어떻게 살아가겠는가? 자살이라니 너무 이기적이지 않은가? 사표를 취하하면 여전히 일할 수 있는 직장도 있고 집도 있는데. […] 그러다 어느 깜깜한 밤 좁은 거실에 모니터 조명만 비추고 있을 때 갑자기 아픔이 몰려와, 소파 쿠션을 누르고 눈물 콧물이 범벅되고 온몸에서 나오는 흐느끼는 소리가 방 안 가득 울렸다. 그때 그녀는 자신의 이성적인 자아가 작동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그녀는 한 가지 방식으로만 반응할 수 있었다. 그냥 떠나고 싶었고, 잠들고 싶었고, 사라지고 싶었다. 길면 길수록 좋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