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서양철학 > 언어철학/분석철학
· ISBN : 9791159018992
· 쪽수 : 322쪽
· 출판일 : 2022-04-20
책 소개
목차
서문 5
1부
제1장. 언어와 번역: 언어철학과 번역철학 16
제2장. ‘해석’과 ‘번역’:번역(철)학과 해석학 36
제3장. 원전 대(對) 번역본: 번역의 형이상학 64
제4장. 번역의 ‘목적’과 그 의미 80
제5장. 번역윤리와 그 패러다임 92
제6장. 번역가의 윤리: 새로운 윤리 강령의 제언을 위하여 114
2부
제7장. 슐라이어마허의 번역론 140
제8장. 발터 벤야민의 번역론 156
제9장. 하이데거와 가다머의 번역론: 해석과 번역의 교차를 중심으로 170
제10장. 한나 아렌트의 번역론 192
제11장. 리쾨르의 번역론 212
제12장. 포스트모던 번역담론: 들뢰즈를 중심으로 242
제13장. 베르만의 번역론 270
제14장. 영미권의 번역담론: 크로닌을 중심으로 292
참고문헌 312
저자소개
책속에서
제1장.
언어와 번역: 언어철학과 번역철학
우리는 인간으로서 여러 가지 근본적인 경험을 하기 마련이다. 그런 경험들의 대표적인 축적의 형태로서 우리는 예술, 과학, 종교, 정치 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근본적인 이유는 경험의 깊이나 폭을 감안할 때 결단코 파생적이거나 단편적이라 할 수 없을 정도의 양적이고 질적인 저변을 확보한 경험들이기 때문이다. 철학은 무엇보다 그런 경험들에 대한 반성의 작업으로서 예술철학의 형태로, 종교철학의 형태로, 과학철학의 형태로, 또 정치철학의 형태로 그런 경험들을 풀어낸다. 이런 의미에서 번역의 경험이나 번역의 체험도 그만큼이나 근본적이고 또 철학이 풀어낼 만큼의 축적을 가진 경험들인가를 우리는 물어야만 한다. 우리는 앞으로 그런 물음에 긍정적으로 답하려고 한다. 물론 그런 긍정적 답변의 시도가 그냥 쉽게 주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번역의 경험이나 현상에서 가장 두드러진 요소는 번역이 언어 혹은 언어들과 직접적으로 관여한다는 점이다. 이 사실은 굳이 이론적 설명이 요구되지 않을 정도로 직관적으로 명백하다. 그렇다 하더라도 언어에 대한 본성적 탐구로서의 언어철학으로부터 번역에 대한 본성적 탐구인 번역철학이 저절로 연역되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두 분과가 언어를 대상으로 성찰을 이끌어 간다는 점은 비슷해 보여도, 즉 언어라는 공통의 분모와 관계하는 것은 분명해 보여도, 언어철학에서 언어는 특정한 자연언어가 아니라, 언어 일반을 지칭하는 것이며, 자연 언어들의 구체적인 다수성이나 복잡성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는 않는다. 그냥 언어철학이지, 영어 철학이나, 한국어 철학이나 프랑스어 철학이라 불리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언어철학의 중요한 쟁점도 일반으로서의 언어와 그 대상 및 세계와의 정합성, 대응성, 즉 사태라 불리는 것에 언어가 맺는 박 진(迫眞)성에 초점이 주어진다. 반면, 번역철학에서 문제가 되는 언어는 지구상에 존재했었거나, 존재하고 있는 언어, 누군가에 의해 매일, 매 순간 사용되는 ‘자연언어들’이다. 따라서 ‘번역’은 그런 자연언어들 간의 관계 그 자체라고 도 말할 수 있고, 그런 관계의 본질적인 특징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원작의 언어(출발 언어)-그 사태 사이의 관계에 대한 파악은 물론이겠지만, 번역문의 언어(도착 언어)-(도착 언어로 표현된) 사태 사이의 관계도 그만큼이 나 중요하다. 번역에서는 사태, 실재(현실), 세계와의 관련성은 이중적으로 문제시된다.
우리는 현대철학에서 언어의 문제와 언어철학에서 결정적인 기여와 공헌을 한 유럽의 세 사상가를 중심으로 언어와 번역, 언어철학과 번역철학의 문제를 입문적 차원에서 열어나가 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