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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작가론
· ISBN : 9791159019104
· 쪽수 : 356쪽
· 출판일 : 2022-09-07
책 소개
목차
머리글 5
서론 인내의 역사 - 수동에서 능동으로 15
제1장 “눈의 잘못”과 인내심 - 『실수연발』과 격정의 문제 47
제2장 “인내의 모범” - 리어와 인내의 한계 83
제3장 『겨울 이야기』 - 시간의 승리와 인내의 연대성 115
제4장 『햄릿』 - 인내의 관점에서 본 견인주의의 한계 161
제5장 『페리클레스』 - 고난을 무기력하게 하는 인내의 석상 209
제6장 『폭풍우』와 정치적 인내심 - 지배자의 미덕에서
피지배자의 미덕으로 247
부록 1 셰익스피어의 『줄리어스 시저』와
비극적 인물 브루투스의 창조 299
부록 2 『햄릿』의 현대성 329
색인 350
저자소개
책속에서
제1장
“눈의 잘못”과 인내심
- 『실수연발』과 격정의 문제
인내라는 주제는 셰익스피어의 초기 번안 희극인 『실수연발』에서부터 뚜렷하다. 셰익스피어는 극작 초기부터 일찌감치 성급함이나 참을성 부족에서 빚어지는 판단 착오 및 오인의 문제를 작품의 주제 중 하나로 부각시켰다. 이 초기 희극의 작품 제목에서의 ‘실수’는 그리스 비극에서의 실수, 즉 과녁을 잘못 맞힘을 뜻하는 하마르티아(hamartia)와 마찬가지로 사람을 잘못 알아보는 것, 올바른 길에서 벗어나는 잘못을 의미한다. 1594년 12월 28일 크리스마스 축제기간 동안에 런던의 법학원 중 하나인 그레이즈 인(Gray’s Inn)에서 시종장 극단(Lord Chamberlain’s Men)에 의해 공연된 이 작품은 1589년 8월 이전에 쓰였을 것으로 추정되는바 셰익스피어의 가장 초기 작품에 속한다.
소문에 의하면 이 도시에는 사기꾼들이 우글거리고
눈속임에 능한 민첩한 요술사들이며
마음을 현혹시키는 사악한 마법사며
몸을 병신으로 만드는 영혼을 살해하는 마녀들이며
변장한 사기꾼들이며, 떠버리 돌팔이 의사들이며
등등의 허가받은 범죄자들이 그득하다지.
정말 그렇다면 한시바삐 이곳을 떠나는 것이 상책이겠어.
They say this town is full of cozenage,
As nimble jugglers that deceive the eye,
Dark-working sorcerers that change the mind,
Soul-killing witches that deform the body,
Disguised cheaters, prating mountebanks,
And may such-like liberties of sin:
If it prove so, I will be gone the sooner.1 (1.2.97-103)
마법과 눈속임 사기는 인간의 허황된 탐욕에 의존적인 동시에 탐욕을 부추기는 일종의 놀이이다. 이곳에서 안티폴러스가 강조하는 마법과 속임수가 인간의 마음과 몸을 변형시킨다는 사실은 이들을 매개하는 탐욕의 기형성을 암시한다. 기형의 괴물을 만들어 내는 에베소의 인간들은 성급함과 탐욕으로 판단력이 흐려진 사람들이다. 격정이라는 풍랑을 잠재우고 이곳에 가족의 재회와 화해라는 평화를 가져오는 것은 인내심이다. 인내심을 통한 결말의 화해는 인고의 시간을 수반한다는 점에서 시간의 궁극적인 승리와 성숙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