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91159920271
· 쪽수 : 192쪽
책 소개
목차
삼월의 5일간
내가 있는 여러 장소들
오에 겐자부로상 심사평
오카다 도시키와의 대화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뒤늦게 사실을 깨달은 그들이 볼륨을 조금 줄였지만, 소리는 여전히 컸다. 롯폰기 거리 차도의 그 시끄러운 소리를 뚫고 길 건너까지 들릴 정도였다. 롯폰기 거리에는 그때도 끊임없이 자동차들이 오가고 있었고, 자동차가 주행하면서 내는 소리나 배기가스를 내뿜는 소리 외에도 이건 무슨무슨 소리라고 딱 그 소리만 떼어내어 판정할 수 없는 잡다한 소리들이 집결해 있었다. 떠들썩한 소리들은 하나로 뭉처 보이지 않는 소용돌이 같은 모양이 되어, 이유 없이 빙글빙글 그 근처를 멤돌다 밤기운에 데워져 하늘로 떠올라 충분히 높은 곳까지 올라가서는 이 광경을 내려다보기 시작했는데, 여기저기 있는 빛들은 광점에서 멀면 멀수록 뿌옇게 흐려지고, 그 흐려진 것들끼리 뭉치면 무거운 연기가 바닥에 괴어 있는 것처럼 보일 것만 같았다._<삼월의 5일간>
그래도 난 굴하지 않고 그에게 계속 말을 걸었다. 난 그의 이름만큼은 꼭 알고 싶었다. 못 알아내면 오늘의 나는 너무나 비참해진다. 그건 너무 무섭다. 몸에서 나는 열 대문에 나는 나의 지금이 나에게서 멀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 덕에 그렇게 무턱대고 저지를 수 있었던 것이고, 그러고 난 다음에도 그냥 아무렇지 않게 있을 수 있었다. 나는 나대로 온 힘을 다해-죄송해요. 음, 그냥 부탁 같은 거예요, 진짜 본명 아니어도 전혀 상관없으니까, 그냥 막 아무 닉네임 같은 것도 괜찮거든요, 단순히 지금 (그쪽을) 제가 뭐라고 불러야 되는지 모르겠어서, 그냥 그래서 궁금한 거거든요, 음, 그래서, 음, 지금 그걸 물어봐야겠다 싶어서,-그러니까 지금요, 음-하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름을 끝까지 가르쳐주지 않았다._<삼월의 5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