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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외국 과학소설
· ISBN : 9791159923456
· 쪽수 : 348쪽
책 소개
목차
외계인들
오렌지
코끼리가 싸울 때엔
돌아오다
돌아가다
여자애
뿌리
우주가 그 장소
깨어나다
토성의 돌들
은투은투 벌레들과 햇살
하라스 총장
검진
변신하는 것
감사의 말
책속에서
별들 중 하나가 나에게로 떨어져오고 있었다. 지나리야다, 또. “그만 좀.” 내가 말했다. “너무해.” 하지만 별은 멈추지 않았다. 아니, 멈추긴커녕 계속 떨어져왔다. 내가 준비가 되었건 말았건 나에게 전할 말이 더 있었던 것이다. 그 별의 금색 빛이 하강하면서 점점 커졌고 나는 그 매끄러운 궤적에 넋을 잃은 나머지 나무 되기도 하지 않았다. 불과 몇 미터 위까지 다가오자 그것은 폭발하여 찬란한 비처럼 쏟아졌다. 그 빛 오라기들이 거대한 거미의 황금빛 다리들처럼 나에게로 떨어져내려왔고 곧 지나리야는 내게 일어난 적 없는 일들을 기억하게 만들었다.
내가 불쑥 내뱉었다. “오크우가 자기 종족을 불렀다고 하면 이건 아예 쿠시-메두스 전쟁의 재발이야.” 음위니가 시선을 비켰다. “그럴지도 모르지.”
(…중략…) 심박수가 내려가자 내가 말했다. “전부 다 내가 집에 돌아온 탓이야.”
“빈티.” 음위니가 말했다. “네 귀향이 이유가 아냐. 그 일은 시간문제였어.”
오직 남자들만이 밤의 가장꾼을 보게 마련이었으며 그의 출현은 큰 변화가 다가온다는 뜻이라고들 믿었다. 그것이 출현함으로써 변화를 일으키는 것인지 아니면 변화는 후에 오게 되는 것인지 그건 불분명했다. 밤의 가장꾼은 혁명의 화신이었다. 그 출현은 영웅적인 행적을 점찍어 보이는 것이었다. 설상가상으로 낮 시간에 밤의 가장꾼을 본다는 것은 더더욱 전대미문인 일이었다. 우리 가족이 죽었다. 더 이상 그 어떤 변화를 내가 견뎌낼 수 있을까? 이 사태에 영웅적인 면이 대체 무엇인가? 이것이 혁명이라면 형편없이 끔찍한 혁명이다.
그것은 오치힘바로 말을 했는데 목소리가 천둥번개 폭풍이 몰아칠 때 진동하는 죽지 않는 나무의 소리 같았다. “죽음은 늘 새소식이지.” 그것이 말했고 그 머리에서 뭉클뭉클 뿜어져 나오는 매운 연기는 한층 짙어져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