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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액션/스릴러소설 > 외국 액션/스릴러소설
· ISBN : 9791160072655
· 쪽수 : 500쪽
· 출판일 : 2018-06-04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94
감사의 말
리뷰
책속에서
밤마다 나는 온몸이 땀으로 젖은 채 잠에서 깨어났다. 내 인생에 내가 갇혀 있는 것 같았다. 사회의 기대는 마치 악몽처럼 나를 짓눌렀다. 나는 완벽한 주부이자 어머니, 아내가 되어야 했다. 여기에 모범적인 여자 경찰에 대한 기대까지 더해졌다. 그 몇 년의 시간을 나는 완벽하게 견뎌냈다. 그 기대를 완벽하게 충족시키며 로봇처럼 살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이렇게 사는 삶은 불가능해졌으니까. 나의 목표는 스웨덴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새로운 삶을 다시 시작하는 것이었다. 더 이상 연극을 하지 않아도 되는 인생을 사는 것. 하지만 그 길은 예상했던 것보다 더 험난했고, 아이러니하게도 내게 거짓을 요구했다. 나는 많은 이들을 희생시켰고, 특정한 경계들을 넘어서는 선택을 했다.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이었다. 나의 마지막 계획은 실패했다. 하지만 나는 이미 새로운 계획을 세웠다.
“엘린, 만일 남자 친구를 떠날 생각이 있다면 나한테 연락해요.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할 테니까.” 엘린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나는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잊지 말아요.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 우리가 도울게요. 알았죠?” 엘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혐오하는 무언가가 있다면, 그것은 폭력적인 남자들이다. 자기 여자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인간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조리대로 향했다. 그러고는 키친타월 한 장을 뜯어 엘린에게 건넸다. 그녀는 뺨에 흘러내린 눈물을 닦았다. 아무래도 지금, 엘린의 인생에서 가장 큰 문제는 열차 사고가 아닌 것 같았다.
분명 범행은 철저하게 계획되었을 것이다. 피해자는 밝은 대낮에 행인들이 보는 앞에서 납치를 당했다. 하지만 그 누구도 반응하지 않았다. 쓰레기통에서 빈 병을 수거하던, 정신적인 질병을 앓고 있는 여자. 마트 앞에 앉아 돈을 구걸하던 노숙자. 유니폼을 입은 두 명의 남자는 주변 사람들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아도 이들을 납치할 수 있었다. 아니, 오히려 그 반대였다. 사람들은 오히려 이들을 데려가는 것을 반가워했을 것이다. 범인들은 먼저 마취 상태의 여자를 열차의 통행이 잦은 선로 위에 던져버렸다. 그리고 이어 피로 범벅이 된 남자를 세르겔 광장 한가운데에 버리고 도망쳤다. 이들은 이 사회의 최고 약자들을 노렸으리라. 그리고 이들을 마치 최소한의 인간적인 존엄도 없는 존재인 양 함부로 다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