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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액션/스릴러소설 > 외국 액션/스릴러소설
· ISBN : 9791160071696
· 쪽수 : 488쪽
· 출판일 : 2017-07-20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16
감사의 말
리뷰
책속에서
만약 내게도 감정이 있었더라면, 나 또한 페테르를 생각하며 양심의 가책을 느꼈을 것이다. 물론 머리로는 이 단어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양심의 가책이라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는 아직까지 경험해보지 못했다. 그 감정을 느끼기 위해 부단히 노력도 해 보았다. 하지만 때로는 그렇게 노력할 정도로 그 감정이 가치 있는 것인지에 대해 자문하기도 했다. 나는 왜 그 감정을 느끼기 위해 그렇게도 많은 에너지를 소비했을까.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오히려 불행해 보일 뿐이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빠른 걸음으로 화장실로 향했다. 화장실 문을 잠그고, 문에 등을 기대고 섰다. 폴로셔츠가 내 목을 졸랐다. 옷깃을 풀었다. 산소가 필요했다. 저들은 지금 다 같이 식탁 앞에 앉아 있다. 어린 시절, 그렇게나 많이 쫓겨나야 했던 바로 그 식탁에. 당장이라도 뛰쳐나가 저들에게 덤벼들고 싶었다. 복수하고 싶었다. 모든 것에 대한 복수.
이것이었다. 내가 거부하고 싶었던 바로 그 인생. 예전에는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다른 사람들이 그렇듯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하려고 노력했다. 물이 흐르는 대로 따라가면서 다른 사람들과 같은 인생을 사는 것만이 방법이라고. 그렇게 하는 것이 최선이고, 그렇게 하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사람들은 말했다. 다른 사람들처럼 사는 것이 결과적으로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다르게 살기 위해 애쓰지만 않으면, 흐름을 거스르지만 않으면, 그것에 대항하려는 의지나 결연함을 가지고 있지만 않으면 언젠가는 도심 외곽 지역의 아주 전형적인 단독 주택에 살게 될 것이고, 그 집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낼 것이며, 큰 집과 멋진 자동차에 투자한 만큼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 그렇다면 그 끝은? 가족을 위한 시간이 없어질 것이라고. 하지만 내게는 그렇지 않았다. 내게는 그런 삶이 결코 쉽지 않았다. 나는 이러한 인생을 얻기 위해 매일 매일을 싸워야만 했다. 그리고 자문했다. 대체 이 모든 것은 무엇을 위한 것이란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