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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나에게 쓴 편지

밀레나에게 쓴 편지

프란츠 카프카 (지은이), 오화영 (옮긴이)
솔출판사
3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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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나에게 쓴 편지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밀레나에게 쓴 편지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91160200089
· 쪽수 : 476쪽
· 출판일 : 2017-01-25

책 소개

카프카 전집 8권. 카프카는 생애 후반 3년여 동안 밀레나에게 여러 통의 편지를 보냈다. 카프카는 자신의 일기장을 밀레나에게 넘길 정도로, 두 사람은 깊은 사이였다. 이런 깊은 사이의 증거가 바로 <밀레나에게 쓴 편지>다.

목차

일러두기 • 4
밀레나에 대하여 • 9
밀레나에게 쓴 편지 • 15
———
원주 • 370
부록 • 413
밀레나가 막스 브로트에게 보낸 편지 • 415
밀레나의 카프카에 대한 애도사 • 436
밀레나가 잡지나 신문에 게재했던 수필들 • 439
나의 친구 • 439
비 오는 날의 우울함 • 447
부뚜막의 악마 • 452
연대표(1919~1924) • 460
이번 판본에 대하여 • 467

저자소개

프란츠 카프카 (지은이)    정보 더보기
체코 프라하에서 태어났다. 프라하 법과대학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난 후, 1년 동안 프라하의 형사 법원과 민사 법원에서 실무를 익혔고, 일반보험회사와 노동자재해보험공사에 취직했다. 재해 예방 부서의 중요하고 높은 지위에서 활동하면서 상사와 부하로부터 두루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직업과 문학적 소명 사이의 갈등 때문에 몹시 시달리면서도 그는 시민적 직업의 요구를 회피해서는 결코 안 된다는 신념을 지켰다. 대학을 졸업한 직후 미완성 작품 〈시골의 결혼 준비〉를 썼다. 1909년에 그는 잡지 〈히페리온〉에 이미 1904년과 1905년에 쓰인 〈어느 투쟁의 기록〉에서 두 개의 대화를 발췌해서 출판했다. 1910년에 그는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일기는 그에게는 성찰의 형태일 뿐 아니라, 무엇보다도 문학적 창조물들, 즉 형상, 비유, 이야기의 형태를 지닌 자기 해명과 자기 형성의 중요한 수단이었다. 1913년 단편집 《관찰》을 출판했다. 1914년 장편소설 《실종자》를 집필했다. 1912년단편소설 〈선고〉를 썼다. 그 직후 단편소설 〈변신〉을 창작했다. 1914년 세계대전의 영향을 받아 〈유형지에서〉를 썼다. 거의 같은 시기에 장편소설 《소송》을 쓰기 시작했다. 1915년에는 1913년에 출판된 《화부》(장편소설 《실종자》의 첫 장)로 폰타네 상을 수상했다. 1916년과 1917년 창작한 단편들을 모아 《시골 의사》라는 제목으로 출판했다. 1922년 ‘밀레나 위기’ 동안에 장편소설 《성》을 썼다. 《단식광대》라는 제목을 달고 네 개의 단편이 1924년에 출판되었다. 마지막 단편소설 〈여가수 요제피네〉도 1924년에 집필했다. 카프카는 현실성의 결여, 흥미 추구, 공허함 등을 문학 작업의 위험 요소로 인식했다. 그는 문학 작업의 목표를 대단히 높게 설정했다. 그에게 문학은 ‘예언자적 임무’를 지닌 것이다. 문학은 고차원의 관찰 형식이며, 우연성을 법칙성으로 바꾸고, 진리를 인식하는 데 봉사하는, 일종의 ‘기도 형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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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화영 (옮긴이)    정보 더보기
서강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본 대학에서 독문학을 전공하였다. 스위스 바젤 대학에서 「프란츠 카프카의 소명의식」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강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강사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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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하지만 그래도 부인께서 이렇게까지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는 사실이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그리고 한 문장 한 문장을 얼마나 충실히 번역을 하셨는지,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그런 충실함이 가능하다는 것도, 부인께서 하셨듯이 그렇게 아름답고 자연스러운 권한으로 충실할 수 있다는 것도 제가 체코어에 대해 기대하지 못했던 것들이었습니다. 독일어와 체코어가 그렇게 가깝다는 말입니까?


걸인 아주머니 일 말인데, 내가 그렇게 행동했던 데는 좋은 뜻도 나쁜 뜻도 없었소. 나는 그때 그저 너무나 정신이 산만하거나, 아니면 너무나 한 가지 일에만 집중되어 있어서, 내 행동을 그저 막연한 기억에 의존해 결정하는 수밖에 없었소. 그런데 그런 기억 중 하나가 예를 들어 “걸인 아주머니에게 너무 많은 돈을 주지 마라, 나중에 후회하게 된다”고 말하고 있었지요. 아주 어렸을 때의 일이었소. 한번은 6그로셴짜리 은화를 하나 얻었는데, 그걸 대광장과 소광장 사이에 앉아 있는 한 걸인 할머니에게 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요. 하지만 내게는 그 액수가 걸인이 아직 한 번도 받아 본 적이 없을 것 같은 너무나 엄청난 액수로 보였소. 그래서 그렇게 엄청난 일을 하는 것이 걸인 할머니에게 창피하게 느껴졌지요. 그래도 그걸 할머니에게 주긴 주어야겠고 해서, 6그로셴짜리 은화를 잔돈으로 바꾸었소. 그래서 1크로이처를 할머니에게 주고는, 시청 건물이 붙어 있는 건물군 전체와 소광장에 있는 아케이드를 한 바퀴 돌아, 왼쪽에서 전혀 새로운 자선가로 나타나서는 할머니에게 다시 1크로이처를 주고, 또다시 걷기 시작하고 해서 그 짓을 한 열 번쯤 성공적으로 해냈지요(아니면 그보다 조금 덜 했을지도 모르오. 왜냐하면 할머니가 나중에는 더 못 참고 사라져버렸던 것 같소). 어쨌든 마지막에는 몸도 마음도 어찌나 지쳐버렸는지 집으로 달려가서 막 울어버렸소. 어찌나 울었던지 어머니께서 그 은화를 새로 주셨다오.
그대도 보다시피 나는 걸인들과 별로 운이 없소. 하지만 그래도 내가 현재 가지고 있는, 그리고 앞으로 벌어들일 모든 재산을 빈에서 통용되는 가장 작은 지폐 단위로 바꿔, 거기 오페라극장 옆에 있는 걸인 아주머니에게 천천히 다 내드릴 용의가 있다고 선언하오. 그대가 그 옆에 서 있기만 한다면, 그래서 […] 그대가 곁에 있음을 느낄 수만 있다면 말이오.


그대가 오해하고 있는 게 몇 가지 있소, 밀레나.
첫째로, 내 병이 그렇게 심한 건 아니오. 잠만 조금 자고 나면 메란에 있을 때보다 훨씬 상태가 좋을 정도요. 폐병이라는 건 대개가 모든 병들 중에 가장 사랑스러운 병 아니겠소. 특히나 더운 여름에는 말이오. 초가을에는 어떻게 견뎌낼지는 나중에 생각해도 되오. 지금은 몇 가지 작은 고통들이 있을 뿐이오. 예를 들어 사무실에서 아무 일도 할 수 없다는 거요. 항상 그대에게 편지를 쓰고 있거나, 아니면 안락의자에 길게 누워 창밖을 내다보고 있지요. 거기서도 많은 것이 보이오. 맞은편에 있는 집은 일층짜리 집이기 때문이오. 창밖을 내다보고 있으면 기분이 특별히 우울해진다고 말하려는 건 아니오. 그건 절대 아니오. 그저 그러고 있으면 거기서 일어날 수가 없다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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