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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프랑스소설
· ISBN : 9791160263176
· 쪽수 : 384쪽
· 출판일 : 2023-08-16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내가 다시 온 건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서예요. 사실, 어제 들은 이야기 때문에 혼란스러웠어요.” 앨리스가 고백했다.
“그래서 뜬눈으로 밤을 새웠고요, 당신 때문에.”
“이해해, 네 입장이라면 나도 그랬을 테니까.”
“진실을 말해주세요, 정말로 어제 그 모든 걸 본 거예요?”
“진실? 맙소사, 미래는 대리석에 새겨져 있는 게 아냐. 너의 미래는 너의 선택으로 이뤄지는 거니까.”
친구야, 이제부터 내 말 잘 들어. 브라이튼에서 크리스마스이브를 보낸 뒤로 너는 더 이상 예전의 네가 아니야. 네 안에서 너를 괴롭히는 무언가, 보이지 않는 작은 불씨들이지만 밤에는 불을 일으키는 거야. 그러니까 너도 나처럼 벽장에서 뛰쳐나와. 나는 두려움을 억누르면서 런던 거리를 뛰어다녔어. 벽장 안에 웅크린 채 미쳐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보다는 뛰쳐나가는 게 더 견딜 만하더라고.
‘근데 너는 어떻게 이 모든 냄새를 맡을 수 있을까?’ 엄마는 이해하지 못하셨어, 내가 내 삶의 매 순간을 그런 특별한 냄새로 기억해둔다는 걸. 냄새는 나의 언어였고, 나를 둘러싼 세상을 배우는 방법이었다는 걸. 나는 지난 시간들의 냄새를 추적할 수 있어. 수십 개의 냄새를 종류별로 구분할 수 있거든. 나뭇잎을 타고 흘러내리다 이끼와 섞여서, 태양이 숲의 향을 더해주는 순간에 피어나는 비 냄새, 여름의 건초와, 우리가 숨던 헛간의 짚 더미, 네가 나를 밀쳐서 엎어졌던 퇴비 냄새…… 그리고 열여섯 살 내 생일에 네가 선물한 라일락 꽃향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