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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철학 일반 > 교양 철학
· ISBN : 9791160400182
· 쪽수 : 356쪽
· 출판일 : 2016-11-07
책 소개
목차
제1장 나의 본성은 내 이웃이 결정한다
연기: 외부에 의한 사유
1. 형이상학이여, 안녕
2. 당신의 본성은 당신의 이웃이 결정한다
3. ‘자업자득’의 업력에서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
제2장 세상에 똑같은 두 장의 나뭇잎은 없다. 하지만…
무상: 차이의 철학과 필연적 무지
1. 잎이 질 때 드러나는 본체
2. 환(幻), 필연적 무지
3. 집단적 환상과 무상의 정치학
제3장 나비의 날개를 타고 끼어드는 것
인과: 분석적 인과성과 연기적 인과성
1. 인과를 모르면 여우가 된다
2. 나비효과, 혹은 차이의 반복
3. 연기적 인과성, 연기적 합리성
제4장 내가 죽는 곳에서 만인이 태어나느니…
무아: 비인칭적 죽음과 부모 이전의 ‘나’
1. 카게무샤의 눈물
2. 자아가 강하면 빨리 늙는다
3. 수정란도 되기 전의 나
제5장 존재 자체가 선물이 될 수 있다면
보시: 불가능한 선물과 절대적 선물
1. 소모적 장식과 선물
2. 무주상보시, 혹은 절대적 선물
3. 부처의 선물, 보살의 선물
제6장 모든 개체는 공동체다
중생: 공동체의 존재론과 중생
1. 모든 개체는 중생이다
2. 모든 중생은 공동체다
3. 중생은 부처인데, 왜 부처가 되어야 하는가
제7장 부처는 똥이고, 소음은 음악이다
분별: 척도의 권력과 타자성
1. 분별, 선택 이전의 선택
2. ‘옳은 것’의 힘
3. ‘초험적 경험’, 혹은 분별을 넘어선 분별
제8장 극단보다 더 먼 ‘한가운데’
중도: 중도의 존재론, 파격의 논리학
1. 있으면서 없는 것
2. 중도와 중용의 차이
3. 파격의 논리학
제9장 사물의 구원, 혹은 쓸모없는 것들의 존재론
공: 존재의 사유와 순수 잠재성
1. 연기적 조건 ‘이전’의 존재
2. 불생불멸의 잠재성
3. 존재는 왜 보이지 않는가
제10장 죽음의 불가능성이 왜 고통이 되는가
윤회: 영원회귀와 니힐리즘
1. 영생의 고통이라니
2. 고통의 피안에서 차안의 해탈로
3. 노바디(nobody)의 윤회
제11장 연민의 윤리에서 우주적 우정으로
자비: 타자의 윤리학과 존재론적 우정
1. 가까운 자가 아니라 멀리 있는 자를 사랑하라
2. 연민 없이 사랑하라
3. 미움 없이 미워하라
제12장 자유의지 없는 세상에서의 자유
마음: 마음의 물리학과 능력의 윤리학
1. 내 마음도 내 마음이 아니다
2. 어떤 마음이 내 마음을 만드는가
3. 행을 닦을 때, 우리는 무엇을 닦는 것일까
제13장 존재하는 모든 것은 영혼을 갖고 있다
식: 분자적 인식론과 식의 존재론
1. 눈 없이 보고, 코 없이 냄새 맡는 것들
2. 분자들의 지각, 세포들의 인식
3. 신체는 식을 만들고, 식은 신체를 만든다
제14장 무지 이전의 무명에서 생멸 이전의 ‘존재’로
십이연기: 무명의 카오스와 무지의 코스모스
1. 십이연기를 지금 다시 묻다
2. 무명(無明): 무한속도로 변하는 세계를 어찌할 것인가
3. 행(行): 태초에 행동이 있었으니라
4. 식(識): 동물 이전의 인식능력
5. 명색(名色): 안팎의 식별이 ‘나’를 만들고
6. 육처(六處): 이유 있는 허구의 여섯 시종들
7. 촉(觸): 있어도 만나지 못하면 없는 것이니
8. 수(受): 기쁨과 슬픔의 자연학
9. 애(愛): 분별심은 왜 지혜 아닌 무지로 인도하는가
10. 취(取): 가지려는 마음의 수동성
11. 유(有)/생(生): 생성보다 존재가 선행한다는 믿음이라니
12. 노사(老死): 고통과 두려움이 그려낸 생의 초상화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연기적 사유’는 이 모든 형이상학적 사유와 결별한다. 무상함의 저편을 찾는 게 아니라, 무상함을 보는 것이 지혜임을 설하고, 어떤 조건에도 변하지 않는 본성이나 실체 같은 건 없음을 가르친다. 심지어 하나의 동일한 사물이나 사실조차 조건이 달라지면 그 본성이 달라진다. 그렇기에 가변적 세계의 저편이 아니라 ‘지금 여기’의 무상한 세계에서 행복하게 살 방법을 찾으라고 말한다. 아주 달라 보이는 것에서도 ‘동일한 것’을 찾는 ‘동일성의 사유’와 반대로, 아주 비슷한 것에서도 ‘차이’를 보는 ‘차이의 사유’라고 할 것이다. _p.18
불교의 가르침을 꼽을 때 가장 먼저 드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제행무상(諸行無常)이다. 제행무상이 바로 본체고, 그것 이외의 본체는 따로 없다는 것이다. 세상의 도를 깨친다는 것은 바로 이 무상을 통찰하는 것이다. 모든 것이 무상함을 아는 것뿐 아니라, 무상 속에서 모든 것을 보고, 자신이 만나는 모든 것을 무상함 속에서 대하는 것이다.
무상이란 무엇인가? 아니, 상(常)이란 무엇인가? 항상 그대로인 것, 항상 동일하게 있는 것이다. 조건이 달라져도 그 동일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상을, 불변의 실체를 추구한다 함은 변화 속에서도 동일성을 유지하는 걸 찾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상이란, 그런 동일성이 없음이고, 그런 동일성에 반하는 것만이 있음을 뜻한다. 동일성에 반하는 것은 ‘차이’다. 무상을 본다 함은 동일해 보이는 것조차 끊임없이 달라져가고 있음을 봄이다. 항상된 것을 찾음이 달라 보이는 것마저 ‘동일화’하려 함이라면, 무상을 본다 함은 동일해 보이는 것조차 끊임없이 ‘차이화’하고 있음을 봄이다. 동일성이 없다 함은 오직 차이만이, ‘차이화하는 차이’만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이런 의미에서 무상의 통찰은 곧바로 ‘차이의 철학’으로 이어진다. _p.43-44
자아란 언제 어떻게 형성된 것이든 단단해지는 순간 나를 가두는 벽이 된다. 무아란 그런 벽을 반복하여 깨고 지금의 ‘나’를 반복하여 넘어설 것을 말하는 것이다. 무아란 지금의 내가 죽고 다른 ‘나’가 태어나는 사건이며, 그런 사건을 영원히 반복하는 것이다. 그런 식으로 끝없는 변이의 과정을 기꺼이 수긍하는 것이다. 그러나 내가 나를 넘어서려고 선택하는 것 역시 ‘나’의 선택인 한, 내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그건 나의 죽음이 아니라 확장에 불과한 거 아닌가? 그럴 것이다. 그러나 내게 다가오는 삶은 대부분의 경우 뜻하지 않은 곳에서 온다. 나의 죽음을 동반하는 나의 선택이란 ‘외부’라고 불러 마땅한 그 뜻하지 않은 것과 내가 만나는 곳에서 이루어진다. 뜻하지 않은 것이 내 안으로 밀려들어옴을 수긍하는 것이다. _p.87-8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