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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철학 일반 > 교양 철학
· ISBN : 9791161571539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23-08-31
책 소개
목차
1부 투르를 향하여
뜻밖의 소식
선수와 등번호
올림피아 기자회견
나는 왜 이 책을 썼는가
어떤 승자도 우연을 믿지 않는다
신체의 지성에 대하여
자전거를 타고 길을 떠날 때
체화
자기 고유의 상을 조각하라
약간의 역사
독일 팀의 위기 상황
머릿속 다리
혁명적 아이디어
니체, 스포츠 철학자?
드한에서의 ‘검출’과 파격적 캐스팅
스포츠를 재해석하다
경험의 한계
리더와 팀원의 변증법
어떻게 해야 힘들어 보이지 않을까?
보고도 못 본 척, 허무를 감춰라
사이클 선수, 그게 다 무슨 소용?
놀이의 장, 투르의 장
2부 경기
스테이지 1 타임트라이얼: 너 자신을 알라, 너 자신을 초월하라
스테이지 2 스프린트는 사이클 선수의 면도날이다
스테이지 3 사이클 선수: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스테이지 4 만성적 지루함
스테이지 5 욕망과 결핍
스테이지 6 펠로톤, 이 지옥 덩어리
스테이지 7 암흑을 벗어나다
스테이지 8 지혜와 광기, 광기의 지혜
스테이지 9 전망과 투시의 문제
휴식일: 결핍의 날
스테이지 10 지도와 지형
스테이지 11 호소와 선언
스테이지 12 조로아스터의 등산가
스테이지 13 파스칼의 굴욕
스테이지 14 나 자신을 위한 생각들
스테이지 15 자본
휴식일: 마사지 또는 신체 심리학의 기술
스테이지 16 어린 왕자
스테이지 17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스테이지 18 행복한 사이클 선수를 상상해야 한다
스테이지 19 신화들
스테이지 20 우울 치료제
스테이지 21 오, 샹젤리제
후기: 소크라테스는 신성한 투르를 하였다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아, 친애하는 플라톤, 당신에게 신체는 정신을 가두는 감옥, 아니면 ‘무덤’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몸이 달아올랐다. “감각을 그저 지성의 창백한 반사체 정도로 여기는 것도 잘 알고 있죠. 당신의 실존에 있어 스포츠는 그저 적당한 자리를 차지할 뿐이군요. 사이클을 애호하는 정도로 타고 있을 뿐이라는 것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 (…) 그렇게 오래된 일이 아니지만 고등학교 때 저는 체육과 공부를 병행하는 반에 있었어요. 그래서 말씀드리는데, 우리들은 라이딩을 하면서도 철학을 했어요. 더욱이 우리는 우리를 ‘소요학파’라 부르며 좋아했습니다. 산책하는 철학자 아닙니까. 우리의 사색은 스포츠 활동을 통해 더욱 풍요로워졌죠. 철학 개념 하나에 집중을 하면서 페달을 밟고 나면, 훨씬 그 개념이 명징해지죠. 공부는 우리를 스포츠 활동에서 한발 물러나 객관적으로 상대화해 스포츠를 다시 보게 만듭니다.”
사이클 선수에게도 전혀 예상할 수 없는 방식으로 어떤 엑스터시 같은 것이 찾아온다. 내가 나 밖으로, 아니면 내 정신 밖으로 빠져나가 어딘가로 들려 나가는 기분. 스포츠 지구력의 엑스터시는 몸과 현재로의 회귀이다. 니체가 말하기를, 이것은 디오니소스적인 체험, 즉 영원한 회귀이다. 실존하는 동안 아픔과 고통을 느끼며 숱한 일을 겪지만 결국 무한히 다시 그 고통 속으로, 몸으로, 현재로 돌아와야 한다. 위대한 이 삶에의 동의이자 복종인 것이다. 그렇다면 전진하기 위해 몸이 꼭 정신을 필요로 하는 건 아니라고, 그 증거가 이것이라고 적어도 나는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시절, 이상적 인간은 칼로스 카가토스(kalos kagathos)였다. 직역하면 ‘아름답고 선한’ 인간. 즉 신체적 자질을 통해 정신적 자질을 점쳤다. 오늘날에는 이런 말에 사람들이 상당히 놀란다. 우리는 외적 아름다움과 내적 아름다움을 근본적으로 구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대 그리스에서는 외적 아름다움이 곧 지적 섬세함으로 통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인간은 하나로, 심리적인 것과 육체적인 것이 서로 다를 수 없기 때문이다. 현명하기 위해서는 아름다워야 했다.
그런데 이런 도식을 깬 인간이 바로 소크라테스다. (…)
소크라테스 이후 기원전 4세기 초에 많은 것들이 바뀐다. 스포츠 경기는 이미 쇠퇴했고, 그 오만함도 조금씩 사라졌다. 정신은 몸으로부터 분리되기 시작했다. 칼로스 카가토스는 이제 이상적 모델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