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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환경/생태문제 > 환경문제
· ISBN : 9791161729183
· 쪽수 : 240쪽
· 출판일 : 2024-05-24
책 소개
목차
감사의 말
머리말_내전, 인종차별적 트윗 그리고 홍수 참사
제1장. 기후에서 기후주의로_이념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제2장. 기후주의는 어떻게 생겨났을까?_‘지구 온도’라는 숭배물의 탄생
제3장. 과학이 기후주의에 빠지는 과정_‘고귀한 거짓말’로 지키고 싶은 것들
제4장. 거부할 수 없는 기후주의의 매력_거대 서사와 양극화하는 도덕주의
제5장. 눈을 가리는 기후주의의 위험_좁아지는 정치적 시야, 그리고 비뚤어진 결과들
제6장. 기후주의를 해독할 대안들_사악한 문제는 투박한 해결책으로
제7장. 그럼에도 예상되는 반박들에 대하여_기후 변화가 전부는 아니다
참고 문헌
리뷰
책속에서
기후 환원주의는 이제 완전한 이념으로 변신했다. 나는 그것을 ‘기후주의climatism’라고 부른다. 기후주의는 기후 환원주의에서 자라났지만, 더 만연하고 서서히 스민다. 동시에 더 교묘하고 떼어내기가 어렵다. 가장 극단적인 경우에 기후주의는 기후 변화 개념을 사용하여 세상의 문제들을 ‘자연화naturalize’한다. 세계가 직면한 문제들—탈레반의 승리, 산불 관리,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람들의 이동—은 모두 기후와 관련된 일이 되고 있다(기후화climatize).
이런 사회적 결과의 ‘자연화’는 사람들이 과거에 생물학적 인종 이론을 이용했던 방식과 흡사하다. 인종차별주의 사고에 따르면, 어떤 사람들은 흑인이기 ‘때문에’ 학습에 어려움을 겪고, 동아시아인이기 ‘때문에’ 수학을 잘한다. 기후주의 역시 이런 식이다. 어떤 나라들은 열대 기후대에 있기 ‘때문에’ 경제적 실적이 좋지 않고, 다른 나라는 기후 변화 ‘때문에’ 전쟁을 벌인다. 어떤 사람들은 기후 변화 ‘때문에’ 이주한다. 바깥이 덥기 ‘때문에’ 인종차별적 트윗에 ‘좋아요’를 누른다. 비가 너무 많이 왔기 ‘때문에’ 홍수가 난다. 기후주의와 인종차별주의 사이의 본질적인 공통점은 세계의 복잡성(인간의 차별성이든 사회생태적 복지든)을 이해하는 일을 편파적이고 불확실한 과학적 프로젝트(생물학적 인종 이론이든 기후 모형화든)로 쪼그라들게 한다는 것이다._<머리말> 중에서
반복해서 등장하는 ‘때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비유는 기후 변화의 공공 정치 담론에 결핍성을 더한다. 시간은 항상 모자라고, 행동은 항상 시급하며, 행동할 시점은 항상 바로 지금이다. 시간이 부족하다는 틀짜기는 정치적으로, 또 심리적으로 중대한 의미가 있다. 기후 미래는 그때가 되면 어떤 정책 조치도 무용지물이 되는 ‘돌이킬 수 없는 지점’이라는 한계점 측면으로만 이해된다. 시간이 없다면, 탄소 배출을 막는 어떤 정책이든 도입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결과를 폭넓게 고려하지 않고 ‘어떤 대가를 치르든 시행’하는 일은 위험하다. 시간에 쫓기면 당연히 중장기적 사고는 불가능하다. 심리적으로 기한은 그 시점 이후의 미래를 상상하는 인지적 능력을 억제하는 힘이 있다. 또한 ‘종말’이 다가오는 상상 속에서 다른 대중 집단 사이에 공황, 두려움, 무관심의 정서를 유발한다. _<제2장. 기후주의는 어떻게 생겨났을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