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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에세이
· ISBN : 9791162013014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21-07-16
책 소개
목차
부처님 마음을 닮은 그곳
12 별이 쏟아지는 봄밤 공주 마곡사
24 소소하게 삶의 울림을 노래하는 절 파주 보광사
32 푸르고, 희고, 붉은 찰나의 시간 서산 개심사
44 붉은 꽃과 흰 별이 쏟아지는 절 구례 화엄사
54 바다를 마당으로 품은 절 양양 낙산사
66 가을처럼 푸르고, 붉게 익은 마음이 쌓인 곳 평창 월정사
78 시간이 눈처럼 소복소복 쌓인 절 부안 내소사
90 보이지 않는 모든 곳에 부처가 있다 남해 보리암
96 연꽃이 주렁주렁 달린 절집 화순 만연사
108 바다보다 더 넓은 가슴으로 안아주는 절 강화 보문사
118 흙과 바람, 바다를 펼쳐두고 사람을 기다리는 절 해남 미황사
130 푸른 하늘 위에 떠 있는 섬과 같은 절 봉화 청량사
138 산에서 만난 바다를 닮은 절 속초 신흥사
148 푸른 바람이 노래하는 절 영덕 장육사
156 마음을 고요하게 할 연못을 닮은 절 부여 무량사
164 미륵불을 기다리며 바닷속에 잠든 절 밀양 만어사
처마 끝 풍경이 내게 물었다
172 특별함이 없어 특별한 절집 서산 부석사
182 여전히 불국토를 꿈꾸는 땅 화순 운주사
192 느릿하게 마주하는 절정의 순간 순천 송광사
198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 강화 전등사
210 나를 흔드는 것은 결국 나 자신임을 알게 한 시간 원주 구룡사
220 빼곡하게 들어찬 마음 서랍을 비우는 절집 영주 부석사
230 나를 위로하는 시간이 흐르는 절 보은 법주사
240 수수하고 포근한 미소가 가득한 절 제주 관음사
250 없음으로도 충만할 수 있음을 깨우쳐주는 절 진도 쌍계사
262 혼자 있는 시간의 소중함을 발견한 절에서의 하룻밤 경주 기림사
272 부처님이 사는 땅에서 보낸 하루 경주 남산 옥룡암
282 모든 것을 잠시 멈추고 바라보는 절 안동 봉정사
292 하얀 달이 하늘과 바다에 뜨면 오롯한 섬이 되는 절 서산 간월암
저자소개
책속에서
사찰마다 구조는 거의 비슷비슷하다. 일주문을 지나 천왕문, 해탈문이 있고 그 안에 부처님과 보살, 나한을 모신 전각들이 배치되어 있다. 어찌 보면 ‘그 절이 그 절이다.’라는 말이 틀린 이야긴 아니지만, 눈을 크게 뜨고 구석구석을 살피면 부처님의 세상을 표현한 사람들의 정성과 기발함에 즐거워진다. 보통은 지나치기 쉬운 작은 화단, 큰 탑 아래 작은 석물들, 전각의 계단 옆으로 놓인 돌수반을 살펴보자.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소소한 공간을 정성스럽게 가꾸는 절집 사람들의 마음이 그 자리에 크고 예쁘게 놓여 있다. 세상 모든 곳에 빛을 비추는 부처님의 마음을 닮은 사람들이 사는 곳이기에 그렇다.
-<소소하게 삶의 울림을 노래하는 절 파주 보광사> 중에서
산을 오르다 열기가 몸을 조금씩 데울 때쯤이면 사찰 입구 연못 앞이다. 연못의 중앙에는 무심하게 만들어둔 외나무다리가 있다. 눈이 쌓여 있어 미끄러울 것 같았지만 조심스럽게 첫발을 디뎠다. 경내로 들어서며 연못에 스스로의 참모습을 비춰보고 정갈한 마음을 찾아본다.
봄이면 겹벚꽃과 매화, 모란으로 가득해지는 이곳이 지금은 눈꽃으로 가득하다. 돌계단을 올라 대웅보전이 있는 절 마당에 들어서면 쏟아지는 눈 속에 선 소박한 탑과 석등이 합장한 노스님처럼 서 있다. 비록 규모는 작지만 여느 큰 절집처럼 우쭐대거나 사람의 기운을 압도하지 않아 편안한 시골집을 찾아온 듯 포근한 부처님의 온기를 누릴 수 있었다.
-<푸르고, 희고, 붉은 찰나의 시간 서산 개심사> 중에서
혼자 있는 것을 지독히도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삶의 의미는 결국 자기 스스로에게 묻고 들어야 한다. 아주 잠시라도 아무 말 없이, 아무도 만나지 않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사찰 여행은 언제나 계획에 없던 곳에서 내게 무언가를 남겨주었고 비슷해 보이는 풍경 안에서도 다름이 있었다. 늘 예상치 못한 곳에서 행복과 즐거움, 고통과 시련, 교훈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붉은 꽃과 흰 별이 쏟아지는 절 구례 화엄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