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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외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91162040812
· 쪽수 : 400쪽
· 출판일 : 2020-03-15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지난 몇 달 동안 세라피나는 밤낮없이 저택 안팎을 순찰하며 돌아다녔다. 세라피나는 꼭 필요할 때가 아니면 잠들지 않았다. 전투의 기억은 결코 잠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정신 차려.' 빌트모어 대저택과 그 너머로 아스라이 뻗은 블루리지산맥을 바라보며 세라피나는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에 절대 속아 넘어가지 않겠노라 속으로 다짐했다.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빌트모어에서는 언제나 불길한 예감이 현실이 되곤 했다.
검은 망토, 뒤틀린 지팡이, 칠흑 같은 어둠 속을 배회하던 흑마법사. 이번에는 또 불길한 예감이 어떤 모습으로 닥쳐올지 예상조차 되지 않았다. 하지만 세라피나는 빌트모어 대저택의 수호자였다.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했다.
밴더빌트 씨는 화가 나 있지 않았다. 겁에 질려 있었다.
"네 아버지만 허락하신다면 세라피나 네가 2층에서 지냈으면 하는데. 당장 오늘 밤부터 말이다."
"2층이라고요?" 아빠가 놀라서 되물었다. 2층은 오직 밴더빌트 가문 사람들만 머무는 공간이었다.
"루이 16세 방에서 지내면 된다." 밴더빌트 씨가 말했다.
"대층계 바로 옆에 있는 방 말씀이시군요." 밴더빌트 씨의 의중을 읽은 세라피나가 천천히 대답했다.
"그래." 밴더빌트 씨가 대답했다.
"오가는 손님들을 모두 관찰할 수 있는 위치죠."
"그래, 맞아."
"밴더빌트 부인과 아기 넬을 지켜볼 수 있는 위치기도 하고요."
눈앞에서 안개가 서서히 걷혔다. 머리 위에서 구름이 서서히 흩어졌다. 초승달이 내뿜은 은은한 달빛 한 줄기가 땅 위로 떨어졌다.
목덜미에 난 새카만 털들이 오스스 일어났다.
그리고 마침내 세라피나는 보았다.
한 줄기 달빛 아래 미동도 없이 서 있는 그것을. 이 세상 것이 아닌 듯한 새까만 눈동자가 세라피나를 쳐다보았다.
흰 사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