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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한 번 깼었지 2

약속 한 번 깼었지 2

꿀이흐르는 (지은이)
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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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한 번 깼었지 2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약속 한 번 깼었지 2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63024989
· 쪽수 : 480쪽
· 출판일 : 2021-06-22

책 소개

제국의 8황자 에제트. 죽은 줄 알았던 그가 살아서 귀환했다. 때마침 터진 황태자의 자살과 맞물린 그의 귀환으로 인해 황실과 귀족들은 혼란에 휩싸이고 황권은 흔들리기만 한다.

목차

chapter 8
chapter 9
chapter 10
chapter 11
chapter 12
chapter 13
chapter 14
chapter 15
chapter 16
chapter 17 ⑴

저자소개

꿀이흐르는 (지은이)    정보 더보기
꽃말이 다양한 장르를 쓸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작가. 출간작 《슈공녀》, 《약속 한 번 깼었지》, 《합법적 악역의 사정》, 《구하지 못할 바엔 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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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대지에 떨어진 피 웅덩이가 흐물흐물하게 뭉쳐서 기이한 검은 마물로 변한다. 흐느적대며 걸어오는 수십 마리의 마물 떼. 보호막은 더 이상 마물의 침입을 허락지 않는 용도다. 이미 보호막 안으로 들어온 마물은 처치하는 수밖에 없는데.
기사들과 마법사들이 일제히 공격을 시작했다. 하지만 대마물의 직접적인 시야 아래 있는 검은 마물들은 상상 이상으로 강했다.
정신없이 마물을 쳐내며, 오벨라 게오르크는 디아린 쪽으로 뛰어오고 있었다. 그녀가 “영애님! 피하십시오!” 하고 외치는 소리가 언뜻 들리는 것도 같았다.
환청일까. 샤이의 목소리도, 더블렌 남작의 목소리도 들린 것 같다. ‘피하세요!’라고…….
낯설었다. 그 어떤 삶에서도 저렇게 자신의 목숨을 걱정해 준 사람들이 없었다.
진짜 가족도 아니면서. 피가 섞인 것도 아니면서.
나와 같은 종족인 이들도 영영 해 주지 않던 걸.
차라리 저들만 데리고 도망갈까. 그러면 내가 마법사임을 들킬 확률이 현저히 적어지지 않을까.
쾅!
고막을 때리는 굉음과 함께 북문석 성의 일부가 무너져 내렸다. 새벽마다 아름답던 물안개 정원은 이미 반파가 난 상태였다. 창백한 얼굴로, 디아린은 저 끔찍한 광경들을 응시한다. 언젠가 에제트와 함께 소원을 빌었던 광장의 분수 조각이 무너지고, 미처 도망치지 못한 영지민들이 비명을 지르며 죽어 갔다.
‘제가 수호해야 할 것들을 반드시 지킬 수 있기를.’
에제트가 수호하던 모든 것.
기사의 밤마다 홀로 나와서 걸었다던 그곳들.
지켜야 했던 걸 지키지 못했을 때, 너는 괜찮을까?
나처럼 피를 토하고 웃음을 터뜨리며 절망하지 않을까?
기잉―
디아린의 발밑으로 둥근 마법진이 생성된다. 아무 의심도 없이 허공으로 발을 디딘다. 발이 닿는 곳마다 둥근 마법진이 계단처럼 형성된다. 열두 개의 계단을 오르며 염원에 대해서 생각한다. 자신이 영영 꿈꾸던 것들에 대해서 생각한다.
1년 안에 이곳에서 죽어 조용히 사라지는 것.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고, 정해진 수명을 다해 죽는 것.
“올. 지금 내가 쓰려는 마법, 몇 명이나 볼까?”
《이 영지에 있는 전원. 그리고 가장 가까운 열 개의 도시, 또한 저기서 달려오고 있는 ‘그 용혈’까지요.》
“……에제트가 벌써 도착했구나.”
천룡절이 끝나기 전엔 오겠다더니, 진짜로.
디아린은 뒤를 돌아보지는 않았다. 손목에 찬 통신석 팔찌는 이미 먹통이다. 마력이란 마력은 모조리 끌어와야 해서, 여기에 달린 마도석 장식마저 뜯어 흡수했기 때문이다.
조용히 허공을 올려다본다.
단 한 개의 눈과 단 한 명의 마법사. 서로를 관찰하듯 조용히 바라본다. 다만, 한쪽은 너무도 거대했고 한쪽은 너무도 작았다는 사실이다.
“그냥 물러갈 수는 없어?”
당연히도 답은 돌아오지 않는다. 마물 안에는 인간에 대한 살의 본능 외엔 아무것도 없으니까. 서서히 새로운 핏물이 들어차기 시작하는 짐승 같은 새빨간 눈.
“그래, 없겠지.”
디아린이 스태프를 들어 올렸다.
순간 그녀의 마법진이 완전히 확장된다. 순식간에 거대해진 마법진이 영지 전체를 덮어 버릴 만큼 아우른다.
새로운 하늘.
새로운 장막.
대마물의 크기에 맞먹는 거대한 마법진. 그 정중앙에 선 디아린은 스태프를 허공에 꽂아 넣었다. 황금빛 리본이 미친 듯이 나부끼면서 용혈을 토해 낸다.
그 순간 엄청난 빛의 기둥이 솟구치며 사방으로 뻗어나갔다.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던 사람들은 예상치 못한 강렬한 빛줄기에 반사적으로 눈을 감았다.
새까만 날개 한 쌍이 펼쳐졌다가 깃털을 흩뿌리며 사라진다.
“나 분명 후회하겠지.”
혼자 중얼거린 말에 기대치 않은 대답이 돌아온다.
《아니.》
《적조의 로드는 후회 같은 거 안 해요, 주인님.》
《그러니 무엇이든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라.》
《그 어떤 것이든지 말이에요.》
“너희라도 있어서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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