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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63026389
· 쪽수 : 528쪽
· 출판일 : 2023-08-18
책 소개
목차
Chapter 1. 새장 속의 황녀
Chapter 2. 노예는 누구인가
Chapter 3. 목적 없는 애정
Chapter 4. 손잡이가 없는 검
Chapter 5. 사랑에 대하여
Chapter 6. 그리움에 대하여
Chapter 7. 전환점의 조건
저자소개
책속에서
“네게 줄 선물이 하나 더 있다. 라하.”
옥좌에 앉은 카르젠이 입을 열었다.
“이번 13왕국 토벌전에서 큰 도움을 준 이가 있어.”
카르젠의 말과 동시에 들려오는 절그럭거리는 소리.
미리 대기하고 있었다는 듯, 시종장을 따라 귀족들을 가르고 나오는 남자. 궁문에서부터 시작된 붉은 주단은 이 대연회홀에까지 길게 이어져 있었고, 남자는 아무렇지도 않게 그 핏빛 주단을 밟고 걸어 나왔다.
두려울 정도로 차갑게 타오르는 시퍼런 눈동자는 귀족들이 웅성거릴 만큼 아름다웠다. 카르젠이 남자를 내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셰드 힐데스 왕제.”
순간 라하의 손끝이 차디차게 굳는다. 아까 끌려왔던 실험체들과 다르지 않은, 빛바랜 머리카락이 시야를 어지럽힌다. 남자의 눈은 라하의 시선을 꿰뚫을 듯 그녀에게 붙박여 있다. 그들의 거리가 가깝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지척에서 마주하고 있는 것 같다.
동시에 수런거리는 소리가 대연회홀을 꽉 메웠다.
“힐데스라면, 힐로스드 왕국의 왕제요?”
“왕제의 이름이 셰드였군요. 원체 베일에 싸인 왕족이었잖아요.”
“몸이 좋지 않아 얼굴을 오래 비추지 않았다던데요…….”
“여기까지 무슨 일이죠?”
카르젠은 셰드 힐데스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이 델로 제국에 공을 세운 대가로, 원하는 게 있다고 했지. 그것도 아주 재미있는 것이었어.”
카르젠은 그렇게 말하면서 라하를 돌아보았다. 그는 묘한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왕제가 직접 말하라.”
희미한 냉기가 스민 무표정한 얼굴이 라하를 향한다.
“라하 델하르사.”
속을 알 수 없는 날것의 목소리가 라하의 귓가를 울렸다.
“그녀를 원합니다. 폐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