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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63143871
· 쪽수 : 496쪽
· 출판일 : 2024-11-19
책 소개
목차
추천사
한국판에 부쳐
저자의 말
제1부 나의 길
나의 길
나의 젊은 시절
황포동학회
아, 태항산
제2차 공판
여류 작가 리선희
고향이란 무엇이길래
집사람과 나
서울 나들이
우정 반세기
참배 풍파
제2부 락양―서울
락양—서울
나의 생일
나의 필기장
서안 나들이
나의 하루
만장일치
덕담 신문
타부와 십계명
부도수표
소리의 세계
호박 엮음
제1부인
닭알 폭탄
미이라
연금술
담뱃대 승차
반딧불 남편
거장의 손
만신창이
이 여성들
코끼리띠
동추하춘
제3부 나의 동기생
날조의 자유
추운 물
바람과 깃발
신판《림꺽정》
보물찾기
너구리 현상
동물 성격
‘그놈이 그놈’
꽁지 빠진 수꿩
참매미
‘벤츠’는 달린다
명언 가지가지
고혈압 병
정문이, 잘 가오
독서삼매
영웅 논란
논란 ‘한 번만’
문객 문학
성장 과정
나의 동기생
부록
김학철의 발자취_오무라 마스오
김학철 연보
저자소개
책속에서
<김학철 문학 전집> 출간에 부쳐
항일 무장투쟁의 문학적 복원! <김학철 문학 전집> 출시!
20세기 격정 시대를 살다 간 김학철의 파란만장한 삶과 사상을 집대성하다
광복 77주년을 맞아, 조선의용군 최후의 분대장 김학철을 문학으로 만난다. 남북 분단으로 우리에게 잊힌 독립운동가 김학철은 민족 문학사의 커다란 산맥이기도 하다. 20세기 격정 시대를 온몸으로 살아낸 김학철의 파란만장한 삶과 사상을 담은 문학 전집은 모두 12권으로 기획되어 앞으로 꾸준히 발간될 예정이다. <김학철 문학 전집>의 첫 시작은 일제강점기 시절 조국의 독립을 위한 항일투쟁 과정을 그린 자전적 장편소설 《격정시대》(모두 2권)과 자서전 《최후의 분대장》이다.
남에서는 사회주의 단체라는 이유로, 북에서는 김일성 독재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남과 북에서 모두에게 외면을 당한 조선의용대(군). 그들은 일제강점기 말 항일 무장투쟁의 선봉에 섰던 이들이다. 조선의용군 최후의 분대장 김학철은 조국을 위해 청춘을 바친 동지들에게 바치는 헌사로, 조선의용군의 활동과 투쟁을 진실하게 그려낸다. 어떤 거짓과 과장 없이 그저 있었던 일을 또렷이 기억해 내고 생생하게 써 내려간다. 그것이 바로 역사와 진실의 힘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조선 원산에서 태어나 일제강점기 동안 원산총파업, 광주학생운동, 만보산 사건, 리재유 체포 등 굵직한 국내외 사건에 영향을 받아 독립투사로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온 김학철. 일제에는 총으로, 독재에는 펜으로 끊임없이 저항하며 20세기 불의의 시대와 싸워 왔다. 김학철은 굽히지 않는 저항 정신과 혁명적 낙관주의로 ‘문학이란 무엇인가?’ ‘작가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온몸으로 보여 주었다.
그동안 국내에서 김학철의 작품은 1980년대부터 일부 소개되었으나 지금은 거의 절판된 상황이라 안타까움이 컸다. 보리출판사에서 새롭게 출간하는 <김학철 문학 전집>은 민족 문학사에 한 획을 그은 김학철의 문학과 삶을 온전히 복원하고 소개하는 작업이다. 국내에 여러 판본으로 소개되었던 《격정시대》를 첫 출발로 김학철이 남과 북, 그리고 중국에서 쓴 글을 모두 모아 전체 12권으로 선보인다. 우리 민족의 정신사와 문학사에 있어 하나의 이정표이자 영원한 고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바란다.
스무 살에 상해에서 반일 테러 활동에 뛰어들어 맥아더 사령부의 정치범 석방 명령으로 일본 감옥에서 풀려나는 서른 살까지 나는 지겨운 줄도 모르고 또 한눈도 팔지 않고 오로지 한길을 걸어 나왔다. 제멋에 겨워서 자신만만하게 걸어 나왔다. 하긴 자신만만한 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문화대혁명'이 터진 이래 칠팔 년 동안에 무릇 ‘계급의 적’으로 지목된 사람들은 다—하나의 예외도 없이—명령에 따라 고개를 푹 숙이고 허리를 깊숙이 굽혀야 했다. ‘디터우(低頭)’ 하면 고개를 숙여야 하고 ‘하야오(哈腰)’ 하면 허리를 굽혀야 했다. ‘죽을죄를 지었으니 용서해 줍시사’는 표시였다.
한데 놀랍게도 이 인간의 존엄성을 모독하는 모욕적인 자세가 아예 의식화돼 버려 사회생활 속에 이미 정착을 했었다. 항다반이 돼 버려 아무도 해괴스레 여기지를 않았다.
나는 이에 도전할 결심을 내렸던 것이다. 맞아 죽는 한이 있더라도 숙이고 굽히고는 안 할 작정이었다. 극좌분자들이 벽돌 넉 장을 가느다란 쇠줄로 얽어매 가지고 ‘계급의 적’이라는 교장 선생의 허리 굽힌 목덜미에다 두세 시간씩 걸어놓는 것쯤은 예사로운 세월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