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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독일소설
· ISBN : 9791164456918
· 쪽수 : 164쪽
· 출판일 : 2023-05-20
책 소개
목차
변신 7
판결 85
시골 의사 105
갑작스러운 산책 115
옷 117
원형극장의 관람석에서 118
오래된 기록 120
법 앞에서 124
학술원에의 보고 127
작품 해설 143
작가 연보 159
책속에서
그가 방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문이 힘껏 닫혔고 잠겼다. 그는 감금되었다. 뒤에서 나는 갑작스러운 소리에 너무나도 놀라서 다리가 오그라들었다. 그렇게 서둘러 닫은 사람은 여동생이었다. 그녀는 거기 똑바로 서서 기다리다가 가벼운 걸음으로 앞으로 뛰었으며, 그래서 그레고르는 그녀가 오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드디어!” 그녀가 자물쇠에 열쇠를 돌리면서 부모님에게 외쳤다.
“그럼 이제는?” 그레고르는 스스로에게 묻고 어둠 속을 둘러보았다. 그는 곧 자신이 이제 더 이상 전혀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지금까지 가느다란 다리로 계속 움직일 수 있었다는 것이 기적적인 일이었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그는 상당히 편안함을 느꼈다. 물론 몸 전체가 고통스러웠지만 이러한 고통들이 점차 더 약해지면서 결국에는 완전히 사라져버릴 것 같았다. 그의 등에 박힌 썩은 사과와 아주 부드러운 먼지로 뒤덮인 염증 부위들의 통증을 이미 거의 느끼지 못했다. 그는 동정과 사랑으로 가족에 대해 되짚어 생각해보았다. 자신이 사라
져야만 한다는 생각이 아마도 여동생보다 좀 더 확고했을 것이다. 이러한 상태에서 그는 시계탑의 시계가 새벽 3시를 칠 때까지 공허하고 평화로운 생각에 잠겨 있었다. 창문 앞에서 평상시처럼 밝아지는 바깥의 광경을 보았다. 그다음 머리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완전히 아래로 떨어지고 콧구멍에서 마지막 숨이 약하게 새어 나왔다.
_ 본문 <변신>
마침내 그는 시력까지 약해졌다. 그는 주위가 실제로 더 어두워졌지 아니면 단지 눈만 나빠졌는지 알지 못한다. 하지만 어둠 속에서도 법의 문에서 꺼지지 않고 나오는 섬광을 인식하고 있다. 이제 그는 곧 죽을 것이다. 죽음을 앞두고 그의 머릿속에는 전 생애에 걸친 모든 경험이, 지금까지 그가 문지기에게 아직 묻지 않은 하나의 질문으로 집약된다. 그는 문지기에게 가까이 와보라고 손짓한다. 몸이 다 굳어 더 이상 일어설 수 없기 때문이다. 문지기는 그와 얘기하려고 몸을 있는 대로 낮춰야 한다. 엄청난 키 차이가 날 정도로 그의 몸이 오그라들었기 때문이다. “도대체 뭘 더 알고 싶은 것이오? 당신은 만족할 줄 모르는군요.” 문지기가 불평하자 그 남자가 말한다. “모두가 결국 법에 따라 죽지 않소. 수년 동안 나 외에는 어느 누구도 출입을 요청하지 않는 건 왜 그런 거요?” 문지기는 그 남자가 이미 죽음의 문턱에 다다른 것을 알고, 어두워지는 그의 귀에다 크게 소리를 지른다. “여기는 당신 외의 어느 누구도 출입할 수 없었소. 왜냐하면 이 출입문은 단지 당신만을 위해 정해진 것이었기 때문이오. 이제 나는 가겠소. 그리고 문을 닫겠소.”
_ 본문 <법 앞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