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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언론/미디어 > 언론인
· ISBN : 9791164710294
· 쪽수 : 288쪽
책 소개
목차
옮긴이의 말
1부. 운명은 그렇게 준비되었다
나는 신화를 믿지 않는다 / 오리아나 아나스타시아 / 행복하지 않은 어린이 / 나의 영웅들 / 학교의 골칫거리 / 이루지 못한 의사의 꿈 / 생애 첫 직장 그리고 해고 / 피렌체를 떠나다 〈에포카〉에서 〈레우로페오〉까지
2부. 돌아다녀! 세상을, 마음껏!
돌아다녀! 세상을, 마음껏! / 페르시아 왕비를 만나다 / 헝가리 혁명, 자유의 죽음을 보다 / 유명인들과의 불쾌한 인터뷰 / 하찮은 성性 / 《전장의 페넬로페》 그리고 미국이라는 꿈 / 인류의 모험을 쫓다 《만약 태양이 죽는다면》 / 뉴욕에서 산다는 것 / 폐허가 된 피렌체 / 베트남 전쟁에서 보낸 7년 / 멕시코 학생운동, 죽음의 목전에서 / 우리는 무엇이 되려고 달에 착륙했을까 / 나의 출판인 안젤로 리촐리 / 헨리 키신저와의 인터뷰
3부. 사랑과 자유를 향한 투쟁
알레코스와의 필연적인 만남 / “우리 둘은 싸우려고 태어났어!” / 한 영웅의 죽음 / 엄마의 죽음, 내 죽음의 예고편 / 알레코스의 죽음을 이용하는 사람들 / 판사 앞에서 알레코스의 죽음을 증언하다 / 나의 이름을 걸고 산다 / ‘유명한 팔라치’는 달갑지 않다 / 형제애처럼 신의를 지킨 사랑 / 사랑한다는 것은 이해한다는 것이다 / 용서할 수 없는 알레코스 가족의 태도 / 알레코스를 위한 나의 침묵 / 미국에서 알레코스를 알리다 / 외국인 첫 명예박사 학위를 받다 / 결혼은 낡은 습관이다 / 임신중절은 자유로운 선택이어야 한다 / 자유는 꿈이
지만 결코 단념할 수 없다 / 《한 남자》 혹은 지옥에서 보낸 한 철
4부. 그렇게 저널리즘은 인생이 되었다
저널리즘이 빼앗은 작가 / 〈레우로페오〉를 떠나 〈코리에레〉로 옮기다 / 이맘 호메이니와의 인터뷰 / 책을 쓰는 고통 / 세계 곳곳의 전쟁터에서 / 아버지라는 이름의 영웅
5부. 내 인생은 오직 나만 쓸 수 있다
실존적 문제에 답을 찾아 나서다 / 뉴욕에서 살며 글쓰기 / 외계인이라 부른 암과의 투병 / 나는 그리스도교 무신론자이다 / 9?11테러 그리고 《분노와 자긍심》 / 조국에 대한 사랑 / 이슬람을 향한 분노 / 인생은 험난할지라도 아름답다
이탈리어아판 편집자의 말
주
인명
책속에서
아홉 살이나 열 살 때쯤의 일이다. 학교에서 들은 것과는 완전히 딴판으로 말하는 신문을 보았다. (알다시피, 독재정치에서는 학교도 권력에 복종하는 시녀가 된다) 무엇보다 그 신문은 히틀러와 무솔리니를 두 살인자라고 말하고 있었다. 나는 아버지에게 신문을 보여주며 물었다. “이게 뭐예요?” 그러자 아버지는 “진실을 말하는 신문이야.”라고 대답하셨다. “그래서 신문가판대에서 팔지 않는 거예요?” “그래서 그런 거야.” 나는 크게 충격을 받고 분노해서 외쳤다. (나중에 어른들이 들려준 바에 따르면) “가판대에서도 파는 진실을 말하는 신문을 언젠가 만들 거예요!
나는 우주비행사들이 받은 150, 180, 200점에 훨씬 못 미치는 35점을 받았다. 시험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었을까? 심사위원들은 내게 백지장을 보여주며 물었다. “이게 뭐라고 생각하세요?”
나는 눈 덮인 밭이라고 대답했다. 아마도 오하이오주나 롬바르디아주, 혹은 우크라이나의 밀밭일 거라고. 그리고 밀알 뿌리들이 눈망토를 뚫고 첫 싹을 틔우려고 힘겹게 싸우는 동안 농부가 초조하게 기다리는 상황을 열정적으로 묘사했다. 농부는 수확을 망치는 혹독한 겨울을 원망하고 있다는 등의 상상을 덧붙이면서. 농부가 혹독한 겨울 날씨에 악담을 퍼붓는 것까지 말했을 때 심사위원이 진저리치며 말을 막았다.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죠? 이건 종잇장이라고요!” (중략)
나는 우주비행사가 아니다. 나는 작가다. 작가는 나뭇잎을 떨군 겨울나무를 바라보면서 잎이 없는 나무만을 보지 않는다. 봄이 되면 그 나무에 달릴 잎들과 나뭇잎 사이에서 필 꽃들을 본다. 그리고 운이 좋은 작가라면 나무가 땅속에 숨긴 뿌리까지도 본다.
“듣도 보도 못한 일이야. 망측해!” 누군가가 말했다. “국왕도 기분이 무척 상했다더군. 외교 관계를 악화시킬 만한 사건이야.” 다른 사람이 말했다. “여태껏 이런 일은 없었어!” 또 다른 사람이 손을 내저으며 맞장구쳤다. 나는 안내원에게 물었다. “무슨 일인가요?” “모르세요? 왕비가 이탈리아 여기자에게 대담을 허락했는데 그 기자가 약속시간에 나타나지 않았대요.” 전율이 내 등을 길게 타고 흘렀다. “약속 시간이 몇 시였는데요?” 나는 말을 더듬었다. “열한 시요.” 시계를 봤다. 여섯 시였다. 여덟 시간 동안 소라야 왕비는 나를 기다렸고 나는 그것도 모른 채 놓쳐버린 인터뷰 기회를 축하하자고 테헤란 시내를 돌아다녔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