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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전 한국소설
· ISBN : 9791165085292
· 쪽수 : 150쪽
책 소개
목차
서문
| 1장 | 폭풍우시대(暴風雨時代)
떠나가는 사람 ㆍ 1
떠나가는 사람 ㆍ 2
떠나가는 사람 ㆍ 3
괴상한 장정 ㆍ 1
활부처 ㆍ 1
활부처 ㆍ 2
개척자 ㆍ 1
개척자 ㆍ 2
눈보라 ㆍ 1
| 2장 | 5원(圓) 75전(錢)
| 3장 | 미치광이
| 4장 | 인정(人情)
| 5장 | 매월
| 6장 | 탈출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떠나가는 사람 ・ 1
나는 우리 동포의 슬픈 이야기를 우리 동포의 앞에 드리겠습니다.
구변이 없는 나의 말 솜씨가 과연 동포의 슬픈 사정을 슬프게 드러낼는지는 퍽 의심스럽습니다.
그러므로 나는 이야기에 슬프지 않은 사실이 있다고 뽑아 버리거나 슬픈 사실을 더 고조하려고는 하지 않습니다.
그러는 것은 여러분이 애초부터 들으려고도 하지 않겠지만 설령 듣고자 하더라도 구변 없는 나는 이야기를 더 망치지나 않을까 하는 의심이 생겨서 그런 객기는 부리지 말고 내가 본 대로 들은 대로 느낀 대로 똑바로 적겠읍니다.
--- “폭풍우시대(暴風雨時代)” 중에서
안에 궂은비 내리고 삼각산에 첫눈이 쌓이던 날이었다.
나는 왼종일 엎드려서 신문, 잡지, 원고지와 씨름을 하였다.
마음은 묵직하고 머리가 띵한 것이 무엇을 읽어도 눈에 들지 않고 붓을 잡아도 역시 무엇이 써질 듯하면서 써지지 않았다.
나중에는 화가 더럭더럭 나서 보던 잡지로 낯을 가리고 누워 버렸다.
눈을 감았으나 졸음이 올 리가 없다.
끝도 없고 머리도 없는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올라서는 터져 버리고 떠올라서는 터져 버렸다.
--- “5원(圓) 75전(錢)” 중에서
1
김군! 수삼차 편지는 반갑게 받았다. 그러나 한번도 회답치 못하였다. 물론 군의 충정에는 나도 감사를 드리지만 그 충정을 나는 받을 수 없다.
박군! 나는 군의 탈가(脫家)를 찬성할 수 없다. 음험한 이역에 늙은 어머니와 어린 처자를 버리고 나선 군의 행동을 나는 찬성할 수 없다. 박군! 돌아가라. 어서 집으로 돌아가라. 군의 보모와 처자가 이역 노두에서 방황하는 것을 나는 눈앞에 보는 듯싶다. 그네들의 의지할 곳은 오직 군의 품밖에 없다. 군은 그네들을 구하여야 할 것이다.
군은 군의 가정에서 동량(棟梁)이다. 동량이 없는 집이 어디 있으랴? 조그마한 고통으로 집을 버리고 나선다는 것이 의지가 굳다는 박군으로서는 너무도 박약한 소위이다.
--- “탈출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