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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65797720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21-11-16
책 소개
목차
용서는 바라지 않습니다 …7쪽
목격자는 없었다 …59쪽
고마워, 할머니 …127쪽
언니처럼 …185쪽
그림 속의 남자 …247쪽
리뷰
책속에서
그로부터 몇 달이 지나 사회 수업 시간에 경찰이 하는 일을 공부하고 나서야 어머니가 한 말이 무슨 뜻이었는지 조금씩 이해가 갔다. 모든 사람의 생활을 안전하게 지킨다는 대목을 보고 흠칫 놀랐다.
—할머니는 ‘모든 사람’에 포함되지 않는구나.
생활의 안전을 보장하는 경찰에게조차 의지할 수 없고, 쓰레기 수거라는 공공서비스에서도 제외된다.
어머니는 할머니가 처한 그러한 상황을 ‘무라하치부’라는 말로 표현했다. 나는 할머니가 무슨 행패를 당하는지 알고서도, 에도시대 때나 있었던 풍습이 현대에 남아 있다는 사실이 좀처럼 믿기지 않았다.
_ 용서는 바라지 않습니다〉
“그이는 빨간불을 무시할 사람이 아니에요.”
조용한 목소리로 딱 잘라 말한 후, 마치 도발이라도 하듯이 슈야의 얼굴을 똑바로 올려다보았다.
“남편이 평소 준법정신이 투철했다는 둥 남에게 피해를 주기 싫어했다는 둥 제 주관적인 견해를 말씀드리는 게 아니에요. 남편은 정말로 빨간불을 무시할 만한 사람이 아니라고요. 아니, 정확하게 말씀드리자면 빨간불을 무시할 수 없어요.”
_ 〈목격자는 없었다〉
“해서 되는 일이 있고 안 되는 일이 있잖아. 안, 잘 생각해봐. 이건 되는 일이야, 안 되는 일이야?”
평소 야단칠 때의 어조로 말하자 안이 고개를 숙였다. 나는 한숨을 푹 쉬고 입매를 누그러뜨렸다.
“장난을 한번 쳐보고 싶었던 거지? 괜찮아. 안이 반성했다면 할머니도 화 안 낼게.”
“……는 일.”
“뭐?”
되묻는 것과 동시에 안이 고개를 들었다. 안의 얼굴에 풀죽은 기색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순간, 알아듣지 못한 말이 형태를 이루었다.
—되는 일.
방금 안은 그렇게 말하지 않았던가.
_ 〈고마워, 할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