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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25576268
· 쪽수 : 364쪽
· 출판일 : 2023-07-17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제5장
제6장
에필로그
리뷰
책속에서
나쓰코는 몸을 웅크리고 오열을 토해냈다. 딸은 놀라고 무서웠는지 한순간 울음을 멈추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가 다시 엄마에게 달라붙어 한층 소리 높여 울었다. 엄마를 무서워하면서도 엄마에게 매달릴 수밖에 없는 딸. 나쓰코는 목이 콱 멜 듯 안쓰러운 마음으로 딸의 입에 젖을 물렸다. 이 아이의 앞길에 행복만 있기를.
그저 믿기지 않았다. 사랑에 빠진 십 대나 나눌 만한 이야기를 자기 남편과 다른 여자가 하고 있다는 사실이.
“네가 직접 말하지 못할 것 같으면 내가 대신 너희 남편한테 말해줄까?”
나쓰코가 사에 쪽으로 몸을 돌리며 말했다.
“무슨 말을?”
사에가 일부러 모르는 척 되묻자 나쓰코는 장난스럽게 어깨를 으쓱했다.
“너도 참 남자 운이 없구나.”
말로는 너무하다고 반박했지만 사에는 못마땅한 기분이 든 건 전혀 아니었다. 나쓰코의 말투에는 부정적인 어감이 전혀 없었다. 어쩐지 친근감 어린 비하라 공범 같은 느낌이었다.
“이제 그만 헤어져.”
“그렇게 쉽게 말하지 마.”
사에는 말끝을 길게 늘여서 대답하고 하늘색 바탕에 베이지색 물방울무늬가 들어간 이불을 끌어당겼다. 몇 년 전 나쓰코의 생일에 사에가 선물한 이불로, 똑같은 것이 사에네 집에도 있다. 그래서인지 사에는 자기 집에 있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 눈을 감자 기분 좋은 잠기운이 천천히 스며들 듯이 밀려왔다.
“뭐 어때, 이혼하고 나랑 같이 리리를 키우면 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