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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조선사 > 조선생활풍속사
· ISBN : 9791166842610
· 쪽수 : 184쪽
· 출판일 : 2023-11-20
목차
책머리에
들어가는 말
1. 궁중 목장, 전생서 사람들의 살아가는 법
시골 선비, 드디어 전생서주부가 되다
전생서 근무자들
전생서 내부 사람들 간의 마찰
2. 경아전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권세가 집안의 당색과 부침에 따라 움직이는 경아전
선택하는 겸인, 경아전
서리직을 두고 충돌하는 겸인들
경아전의 위세, 호가호위
3. 경아전과 중앙관료의 네트워크 분석
겸인으로서의 경아전: 경아전의 시각
경아전으로서의 겸인: 권력가가 바라보는 겸인, 경아전
당파 간의 경제 이권 쟁탈전
4. 조선의 행정체제와 인적 네트워크
네트워크의 증가와 다양성
양반층의 확대와 당파
나오는 말
주석
참고문헌
책속에서
황윤석을 맞이하러 갔던 우장치가 같이 서울로 올라올 때 동행하면서 전생서제조에 대해서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알려 주었다. “전생서제조는 공조판서 이문원 대감입니다. 이 대감은 상의원, 선공감, 전생서 등 세 관청의 제조를 겸직으로 맡고 계시니 임금께서 중히 생각하는 사람이지요.” 우장치의 생각은 이문원은 정조가 귀중하게 생각하는 인재이기에 공조판서뿐 아니라 상의원, 선공감, 전생서 등 세 관청의 제조를 맡겼다는 것이었다. 정국이 돌아가는 사정을 깊이는 알 수 없더라도 중앙관청 서리들의 정보망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영조의 하교에서 언급하고 있던 것처럼 무관, 음관을 막론하고 이서들까지도 당파를 지어 움직이고 있었다. 당파는 학문적인 차이나 학맥을 잇는 데서 그치지 않았고, 정치적 행위는 물론이고 행정적 운용, 경제적 관계 등 조선 사회의 체제 전체가 당색을 빼놓고는 움직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즉 관료들뿐 아니라 그와 유대 관계 혹은 친분 관계를 가졌던 겸인, 그리고 이런 재상가의 겸인들이 경아전으로 근무했던 중앙관청 모두가 각각의 당색이 드러나서, 어떤 관청은 소론, 어떤 관청은 노론 등등의 말이 돌 정도였다.
또 경아전에는 궐원이 자주 생겼고 그런 기회를 통해 겸인이라는 신분을 거쳐 경아전으로 갈 수 있었다는 사실이 눈에 띈다. 앞서 황윤석이 근무했던 전생서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전생서 아전 중 다수가 판서 홍양호의 겸종이었던 점은 궐원이 생길 때마다 자신의 겸종으로 차출할 수 있는 법 규정 때문에 가능했다. 양란 이후 모자란 중앙관청 이서들을 빨리 충원해서 행정력을 원활히 하려는 의도로 시작된 법이었지만 조선 후기에는 특정 재상, 권력가의 사람으로 여러 관청을 장악함으로써 그 영향력을 키우고 경제력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