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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조선사 > 조선생활풍속사
· ISBN : 9791166842764
· 쪽수 : 200쪽
· 출판일 : 2023-11-20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4
1. 장쾌하고 호방한 일 좀 없을까? 9
유람이 제일이라 하는데_전통(傳統) 11
유람에도 체면이 있어야_명분(名分) 22
2. 그럼 어디로 떠날까? 31
죽기 전 꼭 한번 봐야 할 곳_금강산(金剛山) 33
조선 제일의 팔경이 있다는데_관동팔경(關東八景) 43
3. 평생의 소원을 다 풀었노라! 55
이보다 아름다운 곳 또 있으랴_탐승(探勝) 57
여기서는 붓을 씻지 못하겠네_제술(製述) 106
4. 낭만과 고통의 경계 115
이 좋은 날 흥이 없어서야_풍류(風流) 117
Please, 이제 그만_폐단(弊端) 136
5. 꿈에도 잊지 못할 여운을 남기고 151
이 여운 산수에 영원히 기리고파_각자(刻字) 153
그 감흥 곁에 두고 오래 품으리_기록(記錄) 171
책속에서
유람은 선비들 사이에서 크게 유행했던 문화 행위였다. 유람 중 과도한 유흥으로 물의를 빚는 경우도 일부 있었지만, 대다수는 뚜렷한 명분과 목적의식을 가지고 유람을 결행했다. 그 목적의식이란 산수를 유람하고자 했던 그들만의 관념으로부터 비롯된 것이었다. 이를 ‘산수유관(山水遊觀)’이라고 한다. 선비들이 유람을 가장 선호했던 것, 그리고 유람이 꾸준히 성행할 수 있었던 것도 그 타당한 명분과 목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조선 선비 대다수는 유학자였다.
조선시대 한양에서 출발하여 관동을 유람한 대다수의 사람은 철원 → 김화 → 금성 → 회양 → 단발령(斷髮嶺) → 금강산으로의 노선을 택하여, 회양의 내금강만 보고 다시 한양으로 돌아가거나, 고성으로 넘어가 외금강과 해금강을 유람한 후 다시 회양으로 넘어와 한양으로 돌아갔다. 관동팔경까지 보길 원하면 고성의 해금강에서 남하하여 관동팔경을 유람하고 강릉의 대관령을 넘어 한양으로 돌아가는 장기간의 노선을 택하였다. 한양을 출발, 강릉 대관령을 넘어 관동팔경을 먼저 보고 북상하여 고성 → 금강산 → 회양 → 금성 등을 지나 한양성으로 가는 반대 여정을 택하기도 했다. 통상 한양에서 금강산까지 도착하는 데에 7일 정도가 걸렸고, 금강산 내에서의 유람기일은 노정에 따라 짧게는 보통 4일, 길게는 14일 정도였다. 관동팔경까지 함께 보려면 한 달 이상이 걸렸다.
금강산과 관동팔경을 유람한 선비들은 목도한 경치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리고 그 감탄의 심정을 시문으로 담아냈다. 관동의 경치는 시문 창작을 쉴 수 없을 정도로 문학적 감흥을 자아내던 곳이었다. 모두 그랬던 것은 아니지만, 관동을 유람한 대다수의 선비는 수많은 시문을 창작하고 돌아왔다. 관동을 소재로 창작한 현존 시문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선비들의 관동유람이 성행한 것도 있었지만, 관동에는 시문의 소재가 될 만한 수려한 경관이 여느 곳보다 많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