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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조선사 > 조선생활풍속사
· ISBN : 9791166843754
· 쪽수 : 164쪽
· 출판일 : 2024-12-02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들어가는 말: 이문건과 『묵재일기』
1. 노비사환과 의식주
임신과 출산
자녀 양육
노비로 자라는 아이들
가내사환 노비의 일상
생활공간과 의식주
2. 혼인관계와 가족
가내사환의 선택과 혼인
안정된 삶의 유지와 혼인생활
혼인의 파기, 기별
투탁과 허접의 동상이몽
비부·노처의 사환
양천교혼과 삶의 전략적 구사
3. 사례를 통해서 본 노비의 삶
비부 돌매의 가족과 농업경영
유모 사환과 비 돌금의 선택
4. 질병과 죽음
질병과 구료
두려움의 대상, 죽음
노비의 장례, 초장
5. 노비 저항과 노주의 통제
동류의식과 괴담의 유행
소극적 반항과 적극적 저항
노주의 통제와 체벌
완호를 통한 노비 관리
노비 추쇄와 도망 이후의 삶
나오는 말
책속에서
이 글은 『묵재일기』에서 확인되는 이문건의 ‘노비’에 관한 기록에 근거하여, 당시 성주에 거주하는 이문건가 가내사환 노비의 생활상을 재구성한 것이다. 이 글에서 확인되는 이문건가 노비의 모습이 동시대 노비들에 관한 보편적 경험이나 인식이라고는 확언할 수 없지만, 이는 『묵재일기』를 근거로 구성한 당시 노비생활상 중 하나의 사례이다.
노비들은 혼인과 더불어 가족 단위의 생활공간을 지급받았고, 자신의 사적 재산을 소유할 수 있었다. 1551년 7월 이문건은 비 주지가 지난밤 아들 이온의 옆에서 직숙하지 않고, 자신의 방으로 되돌아간 일에 대해 추궁했다. 그러자 주지는 얼마 전 이웃집에 도둑이 든 일이 있었는데, 이후 비 삼월이 노비들에게 각자의 방에서 잠을 자도록 했기 때문에 이를 따랐을 뿐이라며 변명했다. 이에 이문건은 삼월을 불러 매를 때리고, 주지 역시 노주의 곁을 지키지 않은 죄를 물어 체벌했다. 이처럼 노비들은 자기 소유의 재산을 지니고 있었고, 노주의 명령보다 재산을 지키는 일에 많은 더 관심을 보였다.
물론 비부·노처의 혼인관계가 모두 불안정한 것만은 아니었고, 이는 앞서 살펴본 비부 방실과 눌질개 부부의 예에서 확인할 수 있다. 비부 방실은 아내 춘비의 사망 이후 또다시 이문 건의 비 눌질개와 혼인했다. 비 눌질개는 이문건의 손자 숙길의 유모로 선정될 정도로 매우 성정이 좋았다고 기록된 존재로, 그녀는 자신의 자식에게 먹일 젖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숙길의 유모를 그만두기도 했다. 이후 방실은 괴산 농장에서 농사를 지었고, 아내 눌질개는 성주 이문건가에서 가내사환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