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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67370334
· 쪽수 : 268쪽
· 출판일 : 2022-12-21
책 소개
목차
여름 손님 7
바람빛 자장가 45
심봤다 57
별빛보다 멀고 아름다운 89
저 멀리서 하얀 불꽃이 129
사적인, 너무도 사적인 침묵의 역사 171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철진이 일군 텃밭에 심을 종자로 무엇이 좋을까, 종종 생각했다. 생명 가진 것들의 앞날에 대해서라면 소름 끼칠 만큼의 확신이 있어 무엇이든 상관은 없었다.”
“종우는 꿈꾸었다. 일주일에 세 번 열리는 터키 시장에서 과일과 야채를 풍성하게 사 들고 선화와 함께 걸어오는 해지는 거리를, 아침저녁 구수한 밥 냄새가 흘러나오는 정갈하고 윤기 나는 주방을. 그 속에서 강한 충동이 일었다. 실은 한국에서 크게 사업을 했던 사람이라고, 진짜 이름은 김원철이 아니고 박종우라고, 북한에는 발 한 짝 디딘 적이 없다고……. 누구에게도 해보지 않은 고백을 하고도 싶었다.”
“취기로 어지러웠지만 눈앞의 이상한 물체가 무엇인지는 알수 있었다. 종우는 몸을 비틀대며 유리관에서 쏟아진 생물 가까이 다가갔다.
—혹 덩어리를 떼버렸구나. 훨훨 날아가라마.
가로등 불빛 속의 건물들은 죽죽 쏟아지는 빗속에서도 견고했다. 그것들을 바라보는 흐릿한 얼굴을 되비추는 유리창 속에 상자 깊숙이 넣어둔 낡은 공민증 속의 사내가 서 있었다. 이명처럼 귓속을 휘도는 건 레일을 밟는 기차 소리 같기도, 밀항을 위해 탄 배 밑바닥에서 들리던 엔진 소리 같기도 했다. 종우는 달래듯이 숨을 골랐다. 지금 나는 유럽의 중심 네덜란드와 벨기에와 프랑스, 체코, 스위스, 오스트리아, 폴란드, 덴마크 등과 국경을 접한 나라 한복판에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