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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67901118
· 쪽수 : 820쪽
책 소개
목차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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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
1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그 순간 에밋의 말은 진심이었다. 왜냐하면 원장의 말에 대부분 수긍이 갔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삶이 자기 앞에 있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았고, 동생을 돌보아야 한다는 것도 잘 알았다. 또한 자신이 불행의 창조자라기보다는 불행의 중개자였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빚을 다 갚았다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아무리 많은 우연이 작용했다 할지라도 자신의 손으로 다른 사람에게 주어진 이 세상에서의 시간을 끝내버린 이상, 전지전능하신 신께 그분의 자비를 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하려면 남은 삶 전부를 바쳐야 할 터였다.
_ 「10ㆍ에밋」에서
불운…….
오버마이어 씨는 불운이라고 했다. 극복할 수 없을 만큼 큰 불운.
어느 정도는 그 은행원 말이 옳았다. 불운에 관해 말하자면, 에밋의 아버지는 언제나 불운이 넘쳐흘렀다. 그러나 그건 운수가 지독히 나빴기 때문만은 아니었다는 것을 에밋은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잘못된 판단에 관해 말하자면, 아버지 찰리 왓슨은 그 역시도 넘쳐났던 것이다.
1933년 보스턴에서 새 아내와 함께 네브래스카주로 온 에밋의 아버지는 이 땅을 일구려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이후 20년 동안 아버지는 밀, 옥수수, 콩뿐 아니라 알팔파까지 재배하려 했지만, 매번 좌절감을 맛보아야 했다. 아버지가 한 해 동안 재배할 작물로 물이 많아야 잘 자라는 작물을 선택했을 때는 2년 동안 가뭄이 들었다. 아버지가 햇빛을 많이 쬐어야 잘 자라는 작물로 바꾸었을 때는 서쪽 하늘에 뇌우를 몰고 오는 구름이 짙게 끼곤 했다. 자연은 원래 무자비하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자연은 원래 무심하고 예측할 수 없다고 말이다. 하지만 2, 3년마다 재배 작물을 바꾸는 농부라니? 에밋은 어린 나이에도 아버지의 그런 태도는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는 사람의 특징이라는 것을 알았다.
_ 「10ㆍ에밋」에서
빌리는 고전적인 건물과 분수대가 있는 마지막 엽서를 집어 들었다. 그런 다음 엽서를 뒤집어서 어머니가 쓴 글을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읽었다.
“이곳은 샌프란시스코 링컨 공원에 있는 리전오브아너 미술관이야. 매년 7월 4일에 전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큰 불꽃놀이가 여기서 펼쳐진단다!”
빌리는 형을 쳐다보았다.
“형, 엄마는 저기에 올 거야. 7월 4일, 리전오브아너 미술관에서 펼쳐지는 불꽃놀이 행사에 말이야.”
“빌리…….” 에밋이 입을 열었다.
그러나 형의 목소리에서 이미 회의적인 생각을 알아차린 빌리는 고개를 세차게 젓기 시작했다. 그러고 나서 테이블에 놓인 지도를 다시 내려다보며 어머니가 이동한 경로를 따라 손가락을 움직였다. “오갈랄라에서 샤이엔, 샤이엔에서 롤린스, 롤린스에서 록스프링스, 록스프링스에서 솔트레이크시티,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일리, 일리에서 리노, 리노에서 새크라멘토, 그리고 새크라멘토에서 샌프란시스코. 이게 바로 우리가 가야 할 길이야.”
_ 「10ㆍ에밋」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