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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독서에세이
· ISBN : 9791167901156
· 쪽수 : 188쪽
· 출판일 : 2022-07-29
책 소개
목차
책에 대해서 - 머리말을 대신해
강아지의 산책
피부와 마음
만약 우리의 언어가 위스키라고 한다면
퍼레이드
양과 강철의 숲
편의점 인간
임신 캘린더
불꽃
나는 공부를 못해
사라바
꽃벌레
꿈의 무대, 부도칸
시하가 있는 거리
악동 일기
텅 빈 병
페미니즘 비평
여름밤
혼자의 시간
맺음말
옮긴이의 말
출처
각 장에서 소개한 작품
리뷰
책속에서
단순한 벽이었던 책의 페이지를 한 장 두 장 넘기기 시작한 것은, 나를 지키기 위해 연기했던 문학소녀가 정말로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괴롭힘당하기 싫으니까 헤실거리며 웃는 건 시시해, 이렇게 말하며 혼자 책을 읽는 소녀. 다른 사람의 의견에 흔들리지 않고 자기에게 소중한 것을 소중히 여길 수 있는 강한 소녀가.
그저 연기했을 뿐인 가짜 문학소녀가 나를 깨우쳐주었다.
“네게는 이렇게 멋진 책이 있잖니?”
_「책에 대해서―머리말을 대신해」
나는 눈을 감고 맛을 상상했다. 이번에는 눈을 감은 채로도 머릿속에서 소리가 울렸다. 글렌 굴드의 연주보다 피터 제르킨의 연주를 듣고 싶을 때란, 그 어떤 언어도 원하지 않고 그저 빗소리를 듣고 싶은 기분일 때다.
_「만약 우리의 언어가 위스키가 된다면」
머터니티 라이프는 힘든 일도 많지만, 또 기묘한 일도 많았다.
나 같은 경우는 입덧이 진정되기 시작한 15주 무렵에 갑자기 세계가 그로테스크하게 보이는 순간이 찾아왔다.
예를 들어 빨래를 마친 내 속옷이나 거실에 놓인 빈 맥주 캔처럼 평소라면 전혀 신경 쓰이지 않았을 물건이 마치 입을 벌린 식충식물처럼 보였다.
그 순간, 물건들에 내밀었던 손을 거두어들이는 내 가슴 언저리에 혐오감이 스쳤다.
_「임신 캘린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