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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67902337
· 쪽수 : 312쪽
책 소개
목차
시작하며
호방한 나의 대문니
내리고 있어요
그날의 ‘호감’ 예보
떡뻥과 사과 향
그들에게선 좋은 냄새가 나
교훈 듣기 딱 좋은 나이
맛존감이 높으십니까?
요쉬또 요쉬또 1
그 불곰이 깨어날 때까지
다중우주에 사는 웃음개똥짓깃새
과자 봉지를 오므려놓은 빨래집게
숨결에서 콧노래까지
제풀에 자라고, 제바람에 춤추기를
통증 완화 고양이에게
요쉬또 요쉬또 2
쪼그라드는 마음과 우리의 이웃들
사랑을 전시해도 되나요?
멜라져도 돼
다시, 시작하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나는 누군가와의 사이에 말하지 않은 부분이 남아 있는 게 좋다. 말할 수 없는 비밀을 소중히 여긴다. 그렇게 말하지 않는 것들이 내 안에 쌓여 문장이 된다. 나는 그 고인 물을 다 퍼내고 싶지 않았다. 그 웅덩이에 맺힌 그림자, 바람에 흔들리는 물결, 잠자리가 날아와 알을 낳을 수 있는 수면, 검은빛을 띠고 잘 썩어가는 냄새. 나에게는 그런 풍경이 알맞다고 여겼다. 하지만 모순되게도, 말 뒤에 감춰놓은 것들을 낱낱이 꺼내어 밝고 쨍한 언어의 빛으로 모조리 비추고 싶기도 했다. 진실로, 언젠가는 나의 삶 그대로를 글로 쓸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는 자유.
나에게는 이것이 글을 쓰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나는 그 자유를 확인받기 위해 책을 읽고, 나처럼 책을 통해 확인하고 싶은 누군가를 떠올리며 글을 쓴다. 한편으론 좋아하는 마음을 말할 수 없어 다른 것으로 빗대어 말하고, 말할 수 없다며 숨어버린 시간들이 내가 소설을 읽고 쓸 수 있게 한 원동력이 되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그저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방식으로 펼치고 싶다. 그리 대단한 취향이 아닐지라도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기록해나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