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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68342378
· 쪽수 : 384쪽
· 출판일 : 2024-10-24
책 소개
목차
당신의 비밀을 묻어드립니다
리뷰
책속에서
캣의 말이 옳았다. 해리스의 죽음, 칼의 죽음을 은폐하는 것은 시체만 옮기면 되는 간단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시체를 옮기기도, 뒤처리를 하기도 여간 곤란하지 않았다.
“답은 간단해요. 재판 전에 당신이 싹쓸이를 제거하겠다고 약속하면 내 고객께서 이 모든 걸 싹 처리해주실 거예요.”
베로가 손가락으로 허공을 휘저었다. “이 모든 거라면……?”
“당신들이 거래를 이행하는 한, 여기서 있었던 일을 아무도 모를 거란 뜻이죠.”
“나는 거래한 적 없어요.” 캣에게 또 다시 강조했다.
“우리가 싹쓸이만 제거하면 된다 이거죠?” 베로가 재차 확인했다.
“재판 전까지.” 캣이 못 박았다.
“보상은 언제 받나요?”
“우리는 보상 같은 거 안 받아요!” 내가 잘라 말했다.
“보상 얘기는 지로프 님이 흡족해 하실 만큼 일을 마무리하고 나서 하시죠. 그때쯤이면—” 캣이 아이크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 남자의 고용주가 당신을 간절히 만나고 싶어 하겠네요.”
철망 울타리가 덜컹거리더니 캣의 네 번째 일행이 등장했다. 얇은 검은색 운전용 장갑을 낀 손에 묵직한 검은 서류 가방을 든 여자였다. 그녀는 캣에게 고개를 한번 까딱하고 내용물을 꺼내기 시작했다. 깔끔하게 접힌 비닐 방수포와 덕테이프가 바닥에 놓였다. 남자 한 명이 기중기에 올라갔다.
캣은 손목시계를 확인했다. “지로프 님께 우리 사이에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말씀드려도 되겠죠?”
“안 돼요.” 내가 반대했다. “우리는 동의한 적 없—”
“제 고객과 잠시 상의해도 될까요?” 베로가 나를 옆으로 잡아끌며 캣에게 물었다. “생각해봐요, 핀레이.” 베로가 소곤거렸다.
새머러가 내 언니를 돌아보며 미소 지었다. “좋은 생각이 있어요.
다음 주 경찰 아카데미에 핀레이를 초대하는 거예요.”
닉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좋은 생각은 아닌 것 같은데요.” 내가 얼른 말했다.
“무슨 소리야? 최곤데!” 조지아가 말했다. “우리한테 소설 집필에 필요한 이상한 질문들을 얼마든지 할 수 있고, 이야기 소재도 얻을 수 있잖아.”
“어때요, 핀레이?” 새머러가 물었다. “아카데미 기숙사에 침대도 몇 개 남았어요. 오늘 저녁에 등록하면 버스에 자리를 잡아드릴 수 있어요. 당장이라도 가능해요.” 그녀가 휴대전화를 꺼냈다.
“버스라고?” 언니에게 물었다.
“경찰 야영 캠프라고 생각해.”
닉이 조지아를 보고 눈동자를 굴렸다.
“조지아.” 나는 나와 닉을 한꺼번에 대변하는 말이라고 확신하며 입을 열었다. “시기가 별로 좋지 않아.”
“겨우 한 주야. 아이들도 이미 스티븐에게 맡겼다며. 잘됐네. 베로도 같이 오면 되겠다.”
“쓰나미라니! 대체 뭐 하자는 거예요!” 그녀가 무릎을 짚고 일어서자 나는 컴퓨터를 집어 그녀의 머리 뒤로 들었다. “킬러와 형사가 뜨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잖아요. 해변에서 막 옷을 벗고 뒤엉키려는 참인데 쓰나미가 두 사람을 덮친다니, 그게 무슨 꼬장이에요?”
“꼬장이라뇨! 자연재해잖아요.”
“멕시코에도 쓰나미가 있어요?”
“몰라요! 가봤어야 알죠.” 스티븐과의 가장 색다른 잠자리는 대학 시절 그의 남학생 클럽 주차장에 서 있던 픽업트럭 바닥이었다.
“오늘 저녁에 이 장면 고쳐요, 핀레이. 쓰나미는 없애고—”
“알았어요, 태풍으로 바꾸죠 뭐.”
“태풍이 왜 와요! 킬러는 해변에서 형사에게 자신의 감정을 고백할 거예요. 대담하고 용감하게 두려움에 맞설 거라고요. 상대가 똑같이 고백해도 겁먹고 꽁무니를 빼지 않죠. 거센 파도처럼 형사를 덮칠—”
“파도는 안 된다면서요.”
“하룻밤의 쾌락과 열정에 자신을 던질 거예요.”
“그다음엔? 두 사람 다 결국 상처만 입을 텐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