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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전 한국소설
· ISBN : 9791168615250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25-10-24
책 소개
목차
발간사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제5장
해설 | ‘새마을소설’에 나타난 하근찬 소설의 특질-정홍섭
저자소개
책속에서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바다 가운데에 버려진 듯 둥둥 떠 있는 섬이 있다. 달섬이다.
배가 오기로 되어 있는 날, 하늘이 맑게 개고 수평선이 은빛으로 반짝거리며 조용히 펼쳐질 것 같으면 섬사람들은 마음이 놓이고, 어쩐지 아침부터 조금씩 기분이 들뜨게 마련이다. 오늘은 어떤 손님이 찾아올 것인지, 어떤 물건을 싣고 행상이 나타날 것인지, 그리고 뭍에서 어떤 새로운 소식이 묻어올 것인지, 자못 기대들이 크지 않을 수 없다.
육지와의 유일한 연결이 이 여객선이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이 섬에도 장이 서는데, 이 섬의 장날은 바로 객선이 오는 그날인 것이다. 그러니까 사흘마다 한 번씩 장이 서는 셈이다. 날씨 때문에 객선이 나타나지 않으면 절로 장도 서지 않게 된다.
장이래야 장소도 따로 없고, 그저 배가 닿는 선창 근처가 그대로 장터 구실을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전깃불 밑에서 생활해 온 터이라, 남포등 불빛은 답답하기만 하다. 앞으로 이 답답한 불빛 밑에서 지내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 좀 맥이 빠지는 듯한 느낌이다.
이 섬에도 전깃불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것은 꿈같은 생각이다.
이 섬에 전깃불이 켜지려면 자가발전 시설을 하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자가발전 시설이 그렇게 쉬운 일인가 말이다.
자가발전 시설을 하려면 비용이 얼마나 드는 것일까? 전혀 알 길이 없다. 그런 데 대해서는 아주 먹통인 것이다.
십만 원? 이십만 원? 어림도 없을 것이다.
십만 원, 이십만 원으로 되는 일이라면 한번 나서서 추진해볼 만한 일인 것이다. 그러나 십만 원, 이십만 원이 아니라 그 십 배, 이십 배도 넘을 것만 같다. 발전 시설뿐 아니라, 집집마다 전깃불이 들어가도록 하려면 전신주를 세우고, 전선을 잇고, 전등을 달아야 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