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여성학/젠더 > 여성학이론
· ISBN : 9791168730830
· 쪽수 : 568쪽
· 출판일 : 2023-11-06
책 소개
목차
차례
해제: 신자유주의적 현재에 대한 독보적 연구―박미선
들어가는 글: 감정은 무엇을 하는가
감정과 대상 | 안에서 밖으로, 밖에서 안으로 | 텍스트의 감정적 속성
1장 고통의 우연성
고통의 표면 | 고통의 사회성 | 고통의 정치
2장 증오의 조직화
정동 경제 | 증오받는 몸 | 증오범죄
3장 공포의 정동 정치
공포와 불안 | 두려워하는 몸 | 공포의 세계 경제
4장 역겨움의 수행성
역겨움과 비체화 | 끈적임에 대해서 | 역겨움을 말하기
5장 다른 이들 앞에서 느끼는 수치심
생생한 수치심의 경험 | 국가적 수치심 | 수치심과 발화 행위
6장 사랑의 이름으로
동일시와 이상화 | 국가 이상 | 다문화주의적 사랑
7장 퀴어 느낌
(불)편함과 규범 | 퀴어 슬픔 | 퀴어 즐거움
8장 페미니스트 애착
페미니즘과 분노 | 페미니즘과 경이 | 페미니즘과 희망
결론: 정의로운 감정
후기: 감정과 그 대상
정동적 전환 | 위험한 이방인 | 행복한 대상
결론: 감정과 수사
감사의 말 | 개정판 감사의 말 | 옮긴이의 말
미주 | 참고문헌 | 찾아보기
리뷰
책속에서
고통을 겪은 경험을 이야기할 때면 우리는 이를 ‘나의 고통’으로 간주한다. 타인의 고통을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내가 느끼는 고통은 너무나도 생생하게 존재하는 것으로, 타인의 고통은 너무나도 생생하게 부재하는 것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타인이 겪는 고통은 존재한다. 내가 상대의 몸에서 고통을 읽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는 죽은 것이 아니라 살아 있다. 지금도 여전히 아물지 않은 상처 속에 과거가 살아 있기 때문이다.
이미 지적했듯이 타자의 고통을 나의 고통으로 해석하는 일, 타자의 몸(여기서는 국가의 몸)을 회복시킨다는 이유로 타자에게 공감하는 일은 폭력을 수반한다. 그러나 타자의 고통이 국가의 고통으로 전유되고 타자의 상처가 국가의 손상된 피부로 물신화되는 일에 대해 타자의 고통을 잊어버리는 방식으로 대응하지 말아야 한다. 오히려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불가능한 것을 듣는 법을 배우는 일이다. 이는 우리가 우리의 것이라고 주장할 수 없는 고통에 응답할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 원주민이 아닌 청자는 (고통을 일으킨 역사의 일부라는 점에서) 원주민의 고통을 자신의 일로 분명히 받아들여야 한다. 하지만 그것이 원주민의 증언을 원주민에게서 빼앗아버리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 그들의 증언은 우리의 느낌에 관한 것도, 그들의 느낌을 느낄 수 있는 우리의 능력에 대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