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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학 > 사회학 일반
· ISBN : 9788964362051
· 쪽수 : 314쪽
· 출판일 : 2021-08-10
책 소개
목차
이 책을 펴내며 권지성
글머리
양권석 코로나19와 함께한 1년
제1부 취약계층은 더욱 취약해지고
정경일 고독으로/부터의 연대
-재난 시대의 영성
배근주 코로나19 전쟁(?) 시대, 여성을 이야기하다
-돌봄, 쉼, 치유의 교회 공동체
시우 우리의 불안과 그들의 취약함이 입을 맞출 때
-2020년 이태원 집단감염 사건을 돌아보며
제2부 재난이 된 종교
박정위 코로나19와 탈종교사회의 종교성
김진호 ‘언택트의 사회’ 바깥에서 언택트를 묻다
-코로나19와 작은 교회
오제홍 신천지 현상과 그리스도교 그리고 성경 문자주의
황용연 대면/비대면(예배)에 대한 왈가왈부는 무엇을 드러내는가
제3부 교회에게 말하다, 대안에 관하여
유기쁨 ‘그들만의 방주’가 되어버린 한국교회
-교회와 세계의 ‘다시 연결’을 바라며
조민아 부서지고 나누며 다가가는 그 몸
-코로나19, 성체성사와 신앙 공동체
김주인 코로나19 위기 속 교회의 변화와 이웃됨의 자세
김승환 백화점 교회의 종말과 새로운 교회들
저자소개
책속에서
지난 1년간 우리가 경험한 거리두기와 언택트 사회는 그 사회를 뒷받침하기 위한 필수 노동자 혹은 기본 노동자로서 그리고 재난 상황 속에서 가장 심각하게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사회경제적 약자들로서 거리두기를 제대로 지킬 수 없거나 아니면 포기해야 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뒷받침되는 사회였다. 언택트 사회의 실상과 미래는 재택근무를 통해 거리두기를 지키거나 온라인 거래를 통해 상품을 사고파는 사람들의 모습에서가 아니라, 과로사로 죽어가는 배달 노동자들의 행렬을 통해서 가장 분명하게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고독은 세상의 고통을 등지는 소승小乘적 고독이 아닌 세상의 고통을 등에 지는 대승大乘적 고독이다. 깨달음을 이룬 붓다와 예수가 고통의 땅으로 돌아온 것처럼, 우리가 고독으로부터 나와 향하는 영성의 목적지요 실현지는 세상에서 고통받는 이들의 삶이다. 재난 시대 영성의 장소는 재난으로 고통받는 이들의 삶이다. 재난 이전부터 삶이 재난이었던 사람들 곁에 다가가 함께 고통을 겪는 것, 그것이 팬데믹 시대의 그리스도교 영성이다.
기독교인들을 하느님의 군사로, 인간의 삶을 영적 전쟁의 장으로 표현하는 군사화된 기독교는 전쟁으로 표현되는 코로나19와 이념적으로 잘 맞는다. 그러나 전쟁이 아닌 상황을 전쟁에 빗대는 것은 위험하고 잘못된 행동을 불러올 수 있다. 전쟁 용어는 우리에게 알 수 없는 적개심을 불러일으키고, 끊임없이 누가 적인지를 찾게 만든다. 보이지 않는 적, 코로나바이러스를 퍼뜨렸다고 생각되는 중국인들, 집단 방역지침을 따르지 않는 사람들, 돌봄노동에 피로와 불만을 호소하는 사람들, 힘들게 만들어놓은 K-방역 체계와 의료시스템에 무임승차하는 외국인들, 교회 모임을 막는 정부, 교회 모임을 강행하는 교회들. 코로나19를 전쟁으로 받아들이는 한, 우리 사회는 지속적으로 적을 만들어낸다. 끊임없는 분열과 적대감을 조장하는 전쟁 은유가 아니라 삶의 깊은 의미를 되돌아보고, 더불어 사는 공동체의 모습을 만들어갈 수 있는 코로나19에 대한 새로운 신학적 내러티브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