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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여성학/젠더 > 동성애/성소수자
· ISBN : 9791155310991
· 쪽수 : 448쪽
· 출판일 : 2018-08-24
책 소개
목차
감사의 말
서론, 또는 섹슈얼리티 지리학에 관한 책이 필요한 이유 - 캐스 브라운, 개빈 브라운, 제이슨 림
1부 이론
1장 레즈비언 게이 지리학에서 퀴어 지리학으로 ― 과거, 전망, 가능성 래리 놉
2장 섹슈얼리티, 에로틱, 지리학 ― 인식론, 방법론, 교수법 존 비니
3장 보건/섹슈얼리티/지리학 빈센트 J. 델 카지노 주니어
4장 퀴어 비평과 정동의 정치학 제이슨 림
5장 발전주의적 욕망, 그리고/또는 초국가적 주이상스 ― 초문화 접점 지대에서 성 주체성을 재형성하기 해나 해커
6장 다시, 좆같은 지리학과 씹하기 데이비드 벨
2부 실천
7장 결박하고 놀기 ― 공간, 시민권 그리고 비디에스엠 아르디케이 허먼
8장 인종과 뒤섞인 퀴어? ― 태국 다인종성을 통해 동성애 규범성 파헤치기 진 해리타원
9장 드랙퀸과 재미없는 다이크 ― 여성성을 활용하기, 여성성을 지탄하기 캐스 브라운
10장 환영받지 못하는 퀴어와 퀴어들의 바람직하지 못한 ‘타자성’ 마크 케이시
11장 게이바의 일반 ― 시-공간을 통한 경계 협상 타티아나 마테츠코바
12장 위반과 공모 사이에서(또는 이성애자가 퀴어 관점을 가질 수 있을까?) 필 허바드
3부 정치
13장 발톱 뽑힌 고양이 ― 퀴어 여성 사우나 기습 단속의 정치학 해부하기 캐서린 진 내쉬, 앨리슨 엘 베인
14장 종교, 정체성, 운동 ― 퀴어 무슬림 디아스포라 정체성 파르항 로하니
15장 에이치아이브이 양성의 몸 공간 ― 아오테아로아/뉴질랜드의 에이즈 그리고 미래를 부정하는 퀴어 정치학 매튜 소던
16장 급진적 퀴어 액티비즘 공간 속의 자율성, 친연성 그리고 놀이 개빈 브라운
17장 퀴어 지리학을 확신하기 마이클 브라운
세 가지 결론과 미래의 방향, 또는 섹슈얼리티 지리학(과 퀴어 지리학)을 향한 우리의 바람 캐스 브라운, 개빈 브라운, 제이슨 림
옮긴이 말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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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책속에서
성애화된 공간이든 이성애 또는 동성애에 기초해 구성된 공간이든, 공간은 적절한 성적 행동에 대한 규범의 작동, 협상, 다툼을 통해 구성된다. 섹스 그 자체와는 ‘무관해보이는’ 공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머무는 공간이 우리의 행동, 상호 작용, 정체성을 형성하는 역동적, 구성적 맥락을 제공하듯, 우리가 하는 행동은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과 장소를 만든다. 다시 말해서 주어진 공간이나 일련의 실천을 마치 당연하거나 변화하지 않는 것처럼 결코 간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집, 국가, 화장실, 직장 등 모든 공간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각각은 특정한 방식으로 구성되며, 때로는 특정한 역사와 지리를 배경으로 하는 젠더화되고 성애화된 규범과 관습의 영향을 받기도 한다. 우리는 우리가 살아가는 장소를 만들어간다. 그 장소의 정상성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우리의 반복된 행동을 통해서 말이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가는 장소 역시 우리를 만들어낸다. 우리가 그곳에서 행동을 실제로 하기 때문이다.
지리학은 씹해져왔는가? 아니면 적어도 뭔가와 씹하거나 뭔가를 씹하려고 해왔는가? 앞에서 제시한 증거들을 통해 요약하자면, 아마도 그래왔다. 또는, 아마도, 조금이라도 퀴어화돼왔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리학의 심장부에는 제도적인, 그리고 제도화된 동성애 혐오와 에로틱에 대한 혐오가 여전히, 장담컨대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력하게 존재하고 있다. 지리적으로 사고하거나 지리학을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가 이 글에서 짧게 살펴본 것들에 의해 퀴어화됐거나 씹해지지 않았다. 지리학 내 씹하기의 순간에서 가장 큰 공헌은 두말할 나위 없이 인문지리와 자연 지리의 분리를 파기하자고 요청한 것, 또는 이 두 ‘절반’이 아주 다른 종류의 씹하기를 통해 좀더 밀접하고 생산적인 관계로 변화하기를 요청한 것이다.
청각 장애인 여성이 의사소통할 수 있게 조명을 밝히고 음악을 줄여달라는 요구를 거절하는 행동은 용인될 수 없는 차별이었고, 이런 조치를 요구한 여성들을 바람직하지 않은 고객으로 만들면서 주변화하는 행위였다. 맨 처음 이 여성들은 여성이자 레즈비언이라는 자기들의 정체성을 통해 요구를 제기했고, 상업 공간에 진입하는 데 필요한 재정적 자원을 획득함으로써 자신들도 공간을 정당하게 이용할 수 있는 존재라는 점을 주장했다. 그러나 ‘더 캣’에서 장애가 그 여성들을 바람직하지도 않고 환영받지도 못하는 고객으로 만드는 명분이 됐다는 사실은 레즈비언, 게이 상업 공간에서 참여하고 소비하는 과정에서 젠더와 장애가 교차하며 나타나는 복합적인 상호 작용을 알려준다. ‘더 캣’이라는 공간에 포함되려면 여성의 몸을 가지고 레즈비언으로 정체화하는 것뿐 아니라 어두운 내부에서도 잘 볼 수 있고 시끄러운 음악 속에서도 들을 수 있도록 장애에서 자유로운 몸을 가져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