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전 일본소설
· ISBN : 9791169092203
· 쪽수 : 352쪽
· 출판일 : 2024-04-26
책 소개
목차
귀신이 곡하는 절에서의 하룻밤
물 밑의 느낌
열흘 밤의 꿈
긴 봄날의 소품(발췌)
하룻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발췌)
환청에 들리는 거문고 소리
취미의 유전
런던탑
환영의 방패
해로행
맥베스의 유령에 관하여
소세키 요괴 구절 모음집
편집자 해설 –히가시 마사오
리뷰
책속에서
오랜 세월 흐트러진 검은 머리. 물귀신도 뒤엉켜 흐느적거린다. 꿈이 아닌 꿈의 생명인가.
어둠이 아닌 어두운 물 밑 따위.
기쁜 물 밑. 깨끗한 우리에게 비난은 멀고 근심은 통하지 않는다.
애매한 마음은 동요하고 사랑하는 이의 모습은 아득하다.
새는 부드러운 날개와 연약한 발과 올랑올랑하는 가슴까지 자신의 운명을 전부 나에게 맡기듯 손바닥으로 편안히 옮겨왔다. 그 순간 새의 동그스름한 머리를 내려다보며 ‘이 새는……’ 하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새는……’ 다음에 이어질 말이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다. 다만 마음속 저 깊은 곳에 숨어 있는 그다음 말을 어떤 불가사의한 힘으로 한곳에 모아놓고 바라보면 그 형태는 역시 이 순간, 이 자리에, 내 손 안에 있는 새와 같은 색깔이자 모습일 것이었다. 나는 새를 얼른 새장 안에 넣고 봄날의 햇살 속에서 해가 기우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 새가 어떤 마음으로 나를 볼지 상상했다.
“아니, 듣기로는 신기하게도 일본에서 아내의 부고를 전하는 편지가 도착하기도 전에 아내가 먼저 남편을 찾아갔다는군.”
“찾아갔다니?”
“만나러 갔다고.”
“왜?”
“왜냐니? 만나러 갔다니까.”
“만나러 가든 뭘 하러 가든, 당사자는 이미 죽었잖아.”
“죽어서 만나러 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