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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69570008
· 쪽수 : 332쪽
· 출판일 : 2022-11-10
책 소개
목차
머리말
제1부. 스친 인연 기억하기
01. 조기 머리
02. 관심
03. 그날 이후
04. 누님의 졸업장
05. 스친 인연 기억하기
06. 먼저 떠난 친구에 대한 추억
07. 낯선 도시 정들이기
08. 그 여인의 언덕
09. 어느 달인의 겸손
10. 손녀와의 연극놀이
제2부. 피아노를 배우는 남자
01. 딸의 성년식
02. 부부의 조건
03. 은혜로 자라는 나무
04. 이십칠 년 만의 화해
05. 그 빈자리 그 이름
06. 피아노를 배우는 남자
07. 향기로운 노년을 위하여
08. 커피 한 잔과의 만남의 시간이 있기까지
09. 손녀의 패싱
10. 제주 올레길을 다녀와서
11. 아들과 함께 한 배낭여행
저자소개
책속에서
조기 이야기를 하다가 말이 삼천포로 빠져버렸다. 어찌 되었든 조기는 그렇게 가물에 콩 나듯 가끔씩 그 코빼기를 보여주었는데, 손님들이 가시고 나면 항상 조기 머리와 조기 꼬리가 남아있곤 했다. 나처럼 뼈만 남기고 말끔히 발라먹을 만큼 조기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신지, 아니면 점잖을 차리려면 조기의 몸통 부위만 잡수시곤 머리와 꼬리 부위는 남겨두어야 한다고 생각하셨는지는 잘 모르겠다. 당연히 손님들이 남긴 조기는 해체된 모습 그대로 다음 끼니 때 덥히어져서 식탁 위에 다시 등장했다. 그런데 아내는 냉큼 조기 머리를 집어다가 자기 밥그릇 위에 갖다 놓곤 맛있게 먹는 것이었다. 매번 그러했다.
“조기 머리가 그렇게 맛있능가?”
“말도 못 들어봤소잉. 조기는 머리가 가장 맛있다고 안 그럽디여?”
어두일미(魚頭一味)라고? 하긴 물고기는 머리 쪽이 맛이 있다는 말은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다. 그렇지만 말라 쪼그라진 머리 부위에 무슨 맛이 있나 싶어, 난 평소에도 다른 생선 머리는 물론이고 조기 머리에도 선뜻 젓가락이 가져가지지 않았다. 왠지 내키지 아니했다. 입맛이 당기지 않았으므로 몸통 부위를 먹고 나면, 남은 머리 부위와 꼬리 부위 중 꼬리 부위를 먼저 먹곤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