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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91169811989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24-05-20
책 소개
목차
추천의 글
감사의 말
1장 둥지를 떠나 날아오르다
2장 새로운 은둔처를 찾아서
3장 잃어버린 공유지
4장 부분에 이름 붙이기
5장 온 생명의 카니발
6장 야생성의 회복
주
리뷰
책속에서
이듬해 5월은 내 평생 처음으로 칼새가 눈에 들어오지 않은 5월이었다. 새들이 한바탕 즐거워하는 동안 나는 창문을 외면하며 침대에 누워 있었다. 칼새를 다시는 못 보더라도 상관없다고 느꼈다. 인생이 기묘하고도 희한하게 꼬이면서, 나는 다른 피조물과 어울리지 못하고 공허한 대기 속을 떠도는 불가해한 존재가 되어버렸다. 당시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지만 어쩌면 인류 전체가 그렇게 변해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귀 기울여, 고개 들어 봐!” 봄마다 신비롭게 돌아오고 새벽이면 어디선가 다시 나타나는 칼새와 같은 새들이 부활 신화의 탄생에 한몫한 걸까? 그들은 여전히 인간의 시각과 이성 한구석에 내재된 무언가를 보여주는 걸까? 현대 과학과 휴머니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 문화 전반에는 풍경과 자연, 계절, 쇠락과 재생에 대한 신화와 상징이 스며들어 있다. 야생과 길들여짐 사이의 경계, 이주와 환생, 보이지 않는 괴물과 잃어버린 대륙에 관한 전설이.
인간은 이야기꾼이자 몽상가로 진화해왔다. 그것이 바로 세상 속 인간의 자리이며, 우리는 그 자리를 저버릴 수 없다. 하지만 이런 능력을 추방의 원인이 아니라 자연으로 돌아갈 방법으로 볼 수는 없을까? 물론 언어와 상상력은 외부 세계와의 신속하고 감각적인 관계를 다소 약화시켰고 우리가 나머지 생물종과 다르다는 점을 인식하게 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가 다른 생물들에게 느끼는 친근감을 이해하고, 우리의 특이성을 만물의 질서에 맞추고, 각성하여 자연을 찬미하고, 자연계의 노래에 우리의 특별한 ‘노래’를 더하는 수단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