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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러시아소설
· ISBN : 9791170360513
· 쪽수 : 196쪽
· 출판일 : 2021-04-30
책 소개
목차
소년시절
Ⅰ. 긴 여행
Ⅱ. 뇌우
Ⅲ. 새로운 관점
Ⅳ. 모스크바에서
Ⅴ. 형
Ⅵ. 마샤
VII. 산탄
VIII. 카를 이바느이치 이야기
IX. 이어지는 이야기
X. 이어지는 이야기
XI. 1점
XII. 작은 열쇠
XIII. 배신자
XIV. 혼미
XV. 공상
XVI. 비 온 후 땅이 굳는다
XVII. 증오
XVIII. 하녀의 방
XIX. 소년시절
XX. 볼로쟈 형
XXI. 카텐카와 류보츠카
XXII. 아빠
XXIII. 할머니
XXIV. 나
XXV. 볼로쟈 형의 친구들
XXVI. 토론
XXVII. 우정의 시작
레프 톨스토이 연보
리뷰
책속에서
독자들이여, 당신은 인생의 어느 시점에 갑자기 사물에 대한 시각이 완전히 바뀐 경험이 있는가? 그때까지 당신이 보아온 모든 사물이 갑자기 당신이 알지 못하던 다른 모습으로 변해버린 경험을 한 적이 있는가? 이 여행길에서 그런 정신적인 변화가 나의 내면에서 처음으로 일어났다. 나는 바로 이 순간이 나의 소년시절의 시작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세상에는 우리만, 우리 가족만 사는 것이 아니고, 모든 이해관계가 우리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도 아니며, 우리와는 공통점도 없고, 우리를 걱정하지도 않으며 심지어 우리의 존재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또 다른 삶 또한 존재한다는 선명한 생각이 생전 처음으로 머릿속에 떠올랐다. 전에도 이 모든 것을 알고 있었지만, 지금처럼 알지 못했으며, 인식하지도, 느끼지도 못했다.
생각은 잘 알려진 하나의 길을 통해서만 확신으로 바뀐다. 그 길은 확신을 얻기 위한 다양한 지혜가 활보하는 여러 길들 중 대부분 완전히 예기치 못한 특별한 길이다. 내게는 카텐카와의 대화가 바로 그 길이었다. 그 애와의 대화는 내게 감동을 주었고, 나로 하여금 그 아이의 미래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형제나 친구, 남편과 아내, 주인과 하인처럼 늘상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 사이의 은밀한 미소, 동작 또는 시선 속에 드러나는 비밀스러운 무언의 관계를 알아차리지 못할 사람이 있겠는가. 이 사람들이 항상 서로에게 솔직하지 않을 때는 특히 그렇다. 서로의 눈이 소심하게, 조심스럽게 마주쳤을 때, 단 한 번의 시선 속에 이해받고 싶다는, 말로 다하지 못한 열망과 생각 그리고 두려움이 얼마나 많이 고스란히 담겨 있겠는가!
나는 내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오랫동안 온갖 노력을 다 해 보았다. 하지만 현실 속에서 내 마음의 눈은 지독하게 어둡고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먼 곳만을 바라볼 뿐이다. 또다시 나는 현실의 의식이 중단시킨 기쁘고 행복한 공상으로 돌아가려 노력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전의 공상의 궤도로 곧바로 들어가려 하면, 그 공상을 계속하기가 불가능했다. 그런데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그러한 공상이 이제 내게 어떤 기쁨도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